30일 비움 프로젝트
”자전거 못 탄다고 여자친구가 싫다 그러면 어떻게 할 거야? “
자전거를 못 타는 아들에게 말했다.
지금의 남편이 연애할 때 자전거 못 탄다고 했다면
실망했을 것 같다.
난 아주 진지하게 아들에게 말했다.
찬이의 요지부동에 꽤나 오래 버텼다. 몇 년을 설득했지만 설득이 통하지 않은 유일한 일. 자전거 타기. 찬이의 자전거 타기는 정말 이대로 끝나는 걸까. 엄마로서 아이들을 잘 기다려주는 편이다. 유난히 자전거 타는 일만큼은 “네가 원할 때 하면 돼~”라는 말이 안 나왔다.
그랬던 찬이의 자전거를 비웠다.
집 앞에 몇 년간 세워져 있었다. 눈에 보이면 배워보고 싶단 생각을 하겠지 싶었다. 뭐든 다 배워보고 싶은 엄마와 달리 본인이 흥미로운 일에만 관심가지는 찬이가 안타까웠다.
자전거는 엄마의 로망인데…
자전거에 두 아이들 모두 흥미가 없었다.
학교 체육은 왜 좋아하는 건지 아직 의문이다.
자전거 탈 때 앞에서 불어오는 그 바람을 만끽해 보라고,
운동 못하는 엄마도 금방 배웠다고,
설득하고 설득해도 한결같은 이유로 무장했다.
“넘어질까 봐, 넘어져서 다칠까 봐 못 타겠어요”
찬이는 그렇게 더는 설득할 수 없는 말을 했다.
그 후로 한동안 안정적인 2발 자전거에 보조바퀴가 달린 4발 자전거를 탔다. 그것도 잠시였고 언제나 자전거보다 킥보드가 먼저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다루기 훨씬 쉽고 핸들링하기 쉬운 킥보드를 놔두고 자전거를 탈 이유가 없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주말을 이용해서 찬이의 자전거를 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