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의 재희를 묘사하자면 이랬다. 달마시안처럼 얼룩덜룩하게 타버린 여린 피부와 주방 가위로 싹둑 잘라 자유롭게 뻗친 머리칼. 모순되게도 옷차림은 도시아이였다. 브랜드가 크게 박힌 질 좋은 체크 원피스와 무릎까지 오는 하얀 스타킹. 마치 종이인형놀이를 할 때 남은 조각을 모아놓은 일관성 없는 스타일링이랄까.
그렇게 '시골스럽지도 도시스럽지도 않은' 재희는 감읍 1리에서 태어난 아이처럼 적응이 빨랐다. 외할머니, 할아버지가 어망을 살피러 나가면 온 마을 대문을 두드렸다. 대문 속 대상의 피드백은 언제나 빨랐다. 낮잠 자던 옆집 홍해 할머니, 고추 따던 빨간 지붕 할머니, 오징어 손질 하던 명철 할아버지는 나풀거리는 재희를 불러 세웠다.
"똥강아지 어디가노?"
"감주랑 사과 먹고 가라"
"가면서 명철 할아버지네 갖다 주라"
동네 어르신들은 그를 대리 손주로, 언제나 웃음만 주는 브라운관 속 연예인으로, 배송비 무료인 근거리 배달원으로 대했다. 재희는 나이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가늠할 수 없는 예쁨을 얻었고, 쉽게 감읍 1리의 스타가 되었다.
하지만 쉽게 얻은 사랑이 재희에게 훗날 걸림돌이 될 줄은 그 누구도 몰랐다. 지금의 재희만 알 것이다.
-다음 화로 이어짐-
*픽세이브 장르로, 허구와 자전적 이야기가 혼합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