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타나봐요
30년만에 나도 가을을 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낮에는 날씨가 너무 좋은데,
회사 모니터보며 엑셀만 클릭 클릭 하고 있다는 사실에 씁쓸했고,,
퇴근후 석촌호수에 비춘 조명빛이 은은하게 잔잔한 물결이 지는 모습에 혼자 울컥했다.
그러다가 모든 것에 희뿌연 안개같은 것이 자욱해지기 시작했다.
강바람이 잔잔하게 흔들려서 슬프고,
서늘하지만 건조하게 내 뺨을 스쳐지나가는 강바람에 눈물이 핑 돌았다.
도대체 왜....
딱히 그럴만한 이유도 없었는데,
갑자기 겉잡을 수 없이 눈물이 그렁그렁 동공을 뒤덮더니, 나무도 슬프고, 공사판의 판넬 글조차 슬퍼보였다.
''공사중"
"천천히"
내 마음도 공사중.
천천히 울어요,
갠찬아요 울어도.
왠지 까만 밤은 울어도 아무도 모를테니까하는 생각에 아예 펑펑 대놓고 울기 시작했다.
특별한 이유도 없는데,
그동안 슬펐었나,
가을이 그 물꼬를 터뜨린 것 같았다.
나쁜 가을같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