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피곤한 토요일

by Lena Cho

오늘 아침에 일어나 테라스 문을 열어보니

테라스 바닥에 물기가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그러면서 하늘을 보니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왜냐하면 날씨가 추워지면서 테라스 문을

잘 열어 놓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고 다시 잠시 소파에 누워 있다가

집 근처 새로 생긴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을

테이크아웃해서 가장 신나는 가요를 틀고,

엄마한테 가려고 하는데 비가 갑자기 많이

쏟아지면서 좀 더 있다가는

천둥번개까지 기 시작했다.

늘 엄마한테 가기전 들리는 꽃가게에서 산 소국과 퐁퐁

뭐 납골당이 우리 집에서 그리 먼 거리도

아니라서 이 정도 비가 온다고 못 갈 것도

아니지만 비가 오는 우중충한 날씨에 납골당에

가는 건 마음이 쉽지 않다, 그래서 엄마가

돌아가신 지 얼마 안 됐을 땐 몇 번은 혼자서도

못 갔고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은 가지 않았다,

마음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엄마는 21년 9월에 돌아가셨고 나는 2년

넘게 매달 한 번씩 한 번도 빼놓지 않고 가고

있다. 갈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 가고 싶지

않을 때도 있지만 나는 아직 매달 가고 있다.


사실 지금 마음이 엄마가 예전에 요양원에

계실 때도 가기 전에 이런 마음이었다.

그런데 살아계실 때는 다녀와서도 마음이

무거워 어느 날은 잠도 못 이룰 정도였지만

지금은 가는 마음은 무겁지만 다녀와서는

이제 마음이 많이 괴롭진 않다.


내가 오늘 낮 12시쯤 갔었는데 나 말고

두 명이 더 와 있었고 나오는 길엔 영구차

한 대가 들어오고 있었다, 내가 마침

나갈 때 그 차를 마주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나는 엄마한테 가면 약 20분 정도를

앉아 있다 온다. 그런데 그 20분이 마치

1시간 같다. 사실 거기서 혼자서 있는 것도

쉽지가 않다, 여러 가지 이유에서 말이다.

그런데 더 짧게 있다 나오면 왠지 엄마가 싫어

할 거 같아 내 나름대로 마지노선을 정한 거다.


왜냐하면 요양원에 갔을 때도 한 한 시간 정도

있다 와도 엄마가 일찍 간다고 엄청 싫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도 더 있다 오고 싶어도

요양원에서 면회시간을 운운하며 오래

못 있게 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나는 눈치가

보이고 엄마는 아쉬운 마음에 삐지기도

했다, 그러면 오면서도 마음이 어찌나

무거운지 괴로울 정도로 마음이 힘들었는데

다행히도 이제 그런 실랑이는 없다.


사실 내가 엄마 입장이라면 살아있는 게

생지옥이니 돌아가시는 게 더 좋았을 거 같다,

엄마가 돌아가실 땐 코로나 바이러스가

난리를 칠 때라 1주일만 안 가도 난리를

치셨는데 거의 1년을 넘게 못 갔으니

돌아가신 게 오히려 다행이다란 생각이다.

다만 엄마가 그때 그 상황을 좀 이해하셨으면

좋았겠지만 거기 사람들이 엄마가 이해를

할 정도로 그 상황을 설명을 해줬을지,

설명을 한다고 엄마가 매주 찾아오던

자식이 1년을 넘게 못 오는 걸 이해를

하셨을지는 모르겠다, 그게 마음이 아프다.


아 그런데 지금 이 마당에 그게 딱히

중요할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엄마를

내 마음에서 좀 보내 드려야겠다.


엄마, 이제 엄마가 원하시는 새로운

삶을 마음껏 누리면서 편히 지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