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로 기쁘기도
하고, 좌절을 맛보기도 한다.
나도 내가 이렇게 강아지를 입양해서 키우게
될 줄 몰랐고, 입양한 강아지 때문에
매일 분주한 나날을 보내면서 이렇게
하루에도 여러 감정을 맛보며, 보내게 될 줄도
몰랐다.
어제는 산책을 가서, 기존에 산책코스
보다 좀 넓게 돌아 처음 가는 골목을
돌고 있었는데, 내가 가는 길 건너편에
개모차에 있는 강아지가 왜 때문인지
엄청 짖어대니까, 반대방향으로 가던
토리도 짖으면서 차도로 달려들기까지
하면서 난리를 치는 통에 두통이 올 정도였다.
가뜩이나 그날따라 산책을 좀 오래 해서
다리에 통증도 오고 있었는데, 토리가
짖으면서 난리를 칠 때마다 다리에 힘이
가해지면서 아픈 무릎은 그만 걸으라고
알람이라도 울리는 듯 걸을 때마다
찌릿찌릿한 진동이 온몸으로 전해
지는 듯하면서 너무 많이 돌아온
나 자신한테도 화가 났지만 난리를 치는
토리한테도 화가 나기 시작했다.
아무튼 그 난리통을 치르고 또 집에
와서는 멍 때리며(?) 가만히 있는 강아지를
보자 왜 그때 내가 그렇게 화가 났을까,
어쩌면 토리가 강아지라 당연한 걸 수도
있고, 산책로와 시간은 내가 선택한
것인데라며 매번 같은 후회가 들었다......
뭐든지 과하면 문제가 생기긴 마련이고,
그 조절은 내 몫인데 괜한 화를 나 자신이나
토리한테 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말이다.
생각이 많다...너 아까 난리치던 그 아이 맞니?!사실 화가 났다고 해서 길에서 토리한테
뭐라고 한 것도 아니고, 뭐라 할 에너지도
없었기에 아무 말 없이 리드줄을 최대한
내쪽으로 잡고 집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그 안에서 냉랭한 공기는 토리한테 충분히
전달 됐을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집에 와서 토리 다리를 씻겨주고,
저녁을 만들어 준 뒤에 일찍이 잠자리에
들었는데 잠이 오질 않아서 토리 자는 모습을
또 보고 있자니 내 옆에 누워 편히 자는 모습을
보니 토리가 동물인지 사람인지를 내 나름대로의
정의가 필요할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넌 어느 별에서 왔니?~사람인지, 동물인지 아님 외계인인지...강아지에 크게 관심이 없는 우리 언니들,
그래서 내가 입양하는 것도 크게 달가워
하지 않았던 언니들과 밥을 먹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토리 때문에 서로 난감할 때가
있다, '언니들은 그냥 한 한 시간만 차에 두면
안돼?'라고 말을 하는데, 그게 내 입장에선
용납이(?)되지 않아... 서로 불편하다....
내가 이상한 건지, 언니들이 이상한 건지...
뭐 정답이 있겠냐마는 반련인과 비반려인의
사고 차이이니 누가 맞다 틀 리다를 가늠할 순
없지만 내가 좀 너무 토리한테 집착을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멍때리는 토리, 기분좋은 토리 이렇게 몸으로 대화를 나눈다.. 그렇게 이것저것을 생각을 하다가 늦이막히
잠이 들었고, 늘 아침산책을 위해 출근시간
보다 일찍 일어나지만, 오늘 아침은 비까지
와서 그런지 피곤해서 침대 끝에 잠시
엎드려 있었다, 그런데 자던 토리가 어느새
일어나서 엎드려 있는 내 머리를 핥으려고
했다.
평소에는 내가 먼저 일어나서 토리 밥그릇을
씻고 난 뒤에 내가 하이톤의 목소리로
'토리 밥 먹을까?!'라고 말을 하기 전까진
침대 위에서 자는 아이였는데, 피곤한 나를
위로해 주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는 생김새도 완전히 다르고, 말도 통하지
않지만 토리와 마음속 동지애의 전류가
흐르고 있는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우리가 강아지 마음을 100% 이해는
못하겠지만 살아있는 동물이고, 언어가
아닌 눈빛이나 몸짓으로 마음껏 대화를
천천히 나눠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