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게 각자 얼마나 다르겠냐마는
나의 하루하루는 늘 소중하다, 이렇게
아무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보낼 수 있는
주말은 더욱 그렇다.
그런데 가끔씩 나는 주말이면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하다. 10년 가까이 주말이면 요양원에
계시던 엄마를 늘 뵈러 갔었는데 이젠
요양원에서 고통스러워하며 누워계신
엄마조차도 볼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그때 그 고통스러운 엄마의 고통을
잠시라도 덜어 드리고자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말마다 늘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을 한 두
개사서 요양원을 찾았고, 그럼 또 잠시라도 밝게
웃으시는 엄마를 볼 수 있어 나도 마음의
짐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는데, 이젠 그리움만
남은 엄마의 유골함과 스티커 테이프로 붙여진
엄마의 사진에서 일방적인 그리움을 쌓아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오늘도 무더운 여름, 집에서 에어컨
바람을 쐐며 누워 있다가 의무감 같은 무거운
마음에 엄마가 계신 추모공원에 가려고 옷까지
다 갈아입다가 이렇게 마음이 무거울 땐
가지 않는 게 좋겠다고 스스로 나를 달래며
가지 않기로 했다.
사실 날씨가 좋았다면 갔을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들긴 하지만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는
무더운 여름에 또 마주할 그리움의 무게를
안고 오늘 하루를 견뎌내기 어려울 거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문득 이젠 나도 좀
편하게 살고 싶다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뭔 고생을 했다고 이런 생각까지 드는진
모르겠지만 엄마가 요양원에 계신 순간부터
나는 늘 전전긍긍하며 살아온 거 같다,
엄마가 요양원에 계시다는 거 자체가 늘
마음에 쓰였고 또 때론...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위안을 하면서... 말이다.
엄마가 떠난 후 엄마한테 가기 전에 들리는
화원이 있는데, 지난 어버이날을 며칠 앞둔
5월의 첫 주말에 엄마한테 가기 전에 화원에
들러 '추모공원 유골함에 붙일 거라 작게 포장을
해주면 좋겠다'라고 하면서 꽃을 사자 젊은 여자
사장님께서 정성스레 포장을 해주시며 뒤에
손수 양면테이프까지 붙여 줘서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나의 어깨를 톡톡 두들겨 주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져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나온 적이 있는데 지난번에도 또 역시 나의
어깨를 또 톡톡 두들겨주는데 아니나 다를까
눈물이 또 쏟아졌다... 언제까지 이렇게 청승(?)
을 떨지 나한테 조금 화가 난다...
단지 꽃을 사는 거뿐인데도, 그 속에 내
필요에 의해 넣어야 할 몇몇 단어에서
나는 무덤덤하게 얘기를 했다고 하지만
아직은 담백하지 못하게 전달됐을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든다.
'추모공원', '유골함'에 붙이고 싶은 크기...
엄마가 없는 무더운 여름을 처음 보내는
시간이라 더 그럴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든다,
어쨌든 날씨도 덥고 엄마는 고통에 힘들어
하셨지만 잔인하게도 우린 서로의 고통을
그렇게라도 나누며 위안을 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기적일 수도 있지만 이젠 그
마저도 마주 할 대상이 없는 것도 아직은
나에겐 또 다른 고통이다.
여름이 지나고 추석을 코앞에 두고 엄마가
떠난 가을이 찾아오면 좀 더 편하게 엄마를
찾고, 내 남은 시간도 좀 더 단단해지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