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은 것들이 건네는 다정한 위로
연못 위에 핀 연꽃을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이 아주 조금 느려지는 느낌이 듭니다. 주변의 소음도 멀어지고, 마음속에서 이리저리 튀던 생각들도 어느 순간 조용해지더라고요.
물 위에 차분히 떠 있는 연꽃 한 송이. 그 옆에는 이제 막 피어나려는 작은 봉오리가 고개를 들고 있었습니다. 이미 자신을 열어 보인 꽃과, 이제 막 그 길을 시작하려는 봉오리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사람을 자연스레 멈춰 세웁니다.
이 연꽃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활짝 핀 모습’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완전히 열리기 직전의 순간 같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숨을 고르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안에서 번져 나오는 빛은 분명했습니다.
아직 다 열린 건 아니어도, 연꽃은 이미 자기 자리를 지키며 조용히 빛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완전하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우리는 늘 ‘완성된 모습’을 기다리지만, 살아보면 그런 날은 거의 없잖아요.
저도 역시 그런 경험을 많이 합니다. 늘 어딘가 부족한 것 같고, 아직 제대로 피어나지 못한 것 같아 조급해질 때가 많거든요. 그런데 이 연꽃은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미완성의 순간도 이미 하나의 의미라고요.
연꽃 옆에 누워 있는 꽃잎 하나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처음엔 그저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보니 그것 역시 꽃이 살아온 흔적이더군요. 어떤 것은 붙잡아야 하고, 어떤 것은 떠나보내야 할 때가 있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 물 위에 떠 있는 꽃잎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는 내 차례가 끝났어요.”
저 역시 비슷한 고민을 자주 합니다. 붙잡아야 할 것과 내려놓아야 할 것을 자꾸 헷갈리며, 완벽해 보이려 애쓰느라 스스로를 긴장시키곤 하니까요. 하지만 연못은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피울 때가 있고, 기다릴 때가 있고, 떠나보낼 때가 있다는 것.
연꽃은 흙탕물 위에서 가장 아름답게 핍니다. 환경이 완벽해서가 아니라, 주어진 자리에서 빛을 향해 자라기 때문이겠지요. 이 사진을 바라보다 보니 제 마음에도 작은 연못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지금 피어나고 있는 것들, 아직 열리지 않은 소망들, 이미 지나간 인연과 시간들까지 함께 머물러 있는 곳 말입니다.
그 모든 것이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마치 이렇게 말해주는 것처럼요.
“아직 피어가는 중인 너도, 지금 이대로 괜찮다.”
오늘 이 연꽃 앞에서 제 마음에 이렇게 적어 두었습니다. 아직 피어가는 중인 나도,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