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마음, 가까워진 거리
이 글은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하지만, 특정인을 짐작할 수 없도록 일부 설정은 각색되었습니다.
그를 향해 걷던 길 위에서, 나에게 예상 밖의 동행이 생겼다.
서로를 알기 전부터 같은 자리에 있던 사람들.
하루하루가 쌓이며 우리는 같은 길을 걷는 길동무가 되었다.
우리는 티켓팅 때마다 함께 가슴졸였고, 좋은 자리를 서로에게 양보하고, 모든 사진과 영상을 아낌없이 나눴다. 12월 31일 자정에 시작하여 1월 1일 새벽에 끝나는 어느 공연날엔, 밤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우리만의 신년회를 보낸 적도 있었다.
공연 일정은 곧 우리의 여행 일정이었고, 우리는 그와 함께 전국을 누비며 반짝이는 청춘을 누렸다.
우리는 공연이 없는 날에도 만났다.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기념일을 챙기며.
그들은 나의 새로운 친구가 되었고, 우리는 또 다른 추억을 함께 쌓아갔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 사람보다 이 친구들을 만나는 게 더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진심에서 출발한 우리의 여정이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함께였기에 서로 의지하며 지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었다. 우리는 서로의 원동력이었고, 때로는 거울이 되기도 했다. 누군가의 열정은 다른 누군가의 의지가 되었고,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격려하며 함께 길을 걸어갔다. 평생 스칠 일도 없었을 사람들이 공통적인 관심사 하나로 만날 수 있다니. ‘그 사람’이 맺어준 고마운 인연이었다.
혼자였다면, 그렇게 모든 걸 쏟아부으며 달릴 수 없었을 것이다.
혼자였다면, 그에 대한 마음도 속에만 묻어두고 말았을 것이다.
친구들은 내게 용기를 주었다.
덕분에 나는 내 마음을 표정으로, 눈빛으로, 말로 꺼낼 수 있게 되었고, 어느샌가 그와의 거리도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는 더이상 무대 위 멀리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무대 아래에서 나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이었다.
처음 함께 찍었던 사진 속 어색한 표정은 시간이 지나 자연스러운 미소로 바뀌었고, 차곡차곡 모인 사진과 순간들은 서로의 삶에 자연스러운 흔적이 되었다.
무대 위에서 시작된 인연은 무대 아래에서도 계속되었다. 무대 위 그에게 빛을 더하는 팬이었던 우리는, 각자의 삶 속에서도 그 빛나는 순간들을 가장 찬란한 조각으로 간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