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버거 그리고 교동시장 어묵

새우버거는 여전히 꿀맛이었다 여전히...

by 몽실언니


새우버거 풀샷.jpg 그 옛날 추억 가득 새우버거


한입 가득 베어 물면 바삭바삭한 튀김옷 안에 통통하고 고소한 새우살이 가득한 롯데리아 새우버거
지금도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바삭한 튀김옷에 버무려진 겨자소스와 아삭한 양상추 그리고 고소함 폭발하는 케첩과 마요네즈의 꿀 조합 침꼴깍!

아마 초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무렵이었다. 엄마랑 남동생과 동성로 교동시장에서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버스정류장 앞에 비까 번쩍한 롯데리아가 생겼다. 물론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매번 동성로에 볼일이 있어 시내 다운타운에 나올 때마다 빨간색 간판의 롯데리아를 스쳐 지나갈 때면
“여긴 도대체 뭘 파는 곳인가?"


햄버거는 도대체 어떤 맛일까?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다.

무엇보다 교동시장을 들릴 때면 엄마는 빨간 양념에 부글부글 끓고 있는 매운 어묵을 사주곤 했다 그때 아마 1개당 2백 원이었던 거 같다 엄마가 집에 가기 전에 “어묵 하나 묵고 가까? 하면 어묵가게에 서서 할머니가 꼬지에 끼워주시는 어묵을 서서 오물오물 먹곤 했다 어묵 한입 간장에 있는 파하나 어묵 꼬지에 끼워서 함께 먹으면 그 맛이 정말 끝내줬다 어묵 하나를 절반쯤 먹었다 싶으면 빨간색 어묵 국물 컵에 어묵 국물을 떠서 호로록 마시면 2천 원으로도 엄마랑 나 남동생 셋이서 허기진 배를 달랠 수 있었다 그땐 그랬다



그날도 아마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매운 어묵을 먹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롯데리아 가게 앞을 몇 번이나 스쳐 지나가며 목이 꺾어져라 햄버거를 바라보고 또 바라보다 용기를 내어 엄마한테 말했다 “엄마.. 해.. 햄버...... 그어 먹고 싶다” “아까 어묵 먹꼬 또 머먹을라고 집에 가서 밥 먹자?” 그랬다 그 시절 아빠 혼자 외벌이로 먹고살던 우리 4 가족 알뜰하고 살뜰하게 살림을 꾸려가던 우리 엄마 보통날 같았으면 엄마가 “집에 가서 밥 먹자”라고 말하면 어련히 버스정류장으로 향했을 테지만 그날은 다소 비장한 각오로 엄마한테 말했다 “햄버거 먹어보고 싶다” 엄마가 안된다는 신호를 보내더라도 그날은 물러서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햄버거 한 번만 먹어보면 안 되나” 무엇이 엄마의 마음을 붙잡았는지 알 길이 없지만 드디어 롯데리아 햄버거 가게에 입성했다.

밝은 조명 레드와 화이트로 된 세련된 인테리어 멋진 유니폼과 비까 번쩍한 인테리어에 살짝 주눅이 들기도 했다 “엄청 비싸면 어쩌지...” “뭐 물래?” “이거 새우버거!” 그렇게 해서 내생에 처음으로 새우버거를 먹게 되었다 주문과 동시에 튀겨진 바삭바삭한 새우버거 패티가 들어간 새우버거는 정말 판타스틱한 맛있었다.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 맛을 그렇게 맛있는 새우버거를 엄마는 큰 맘먹고 1개를 사주셨다. 집에 가서 밥해가지고 저녁 먹자고 달래며 1개를 주문해 주었다. 내 앞에 앉은 남동생과 새우버거를 반띵 해서 나눠먹었다 아마 3 입안에 새우버거 반이 끝나버렸다. 도대체 무슨 맛일까? 1입 우와 진짜 맛있다 2입 벌써 다 먹었네

3입만에 새우버거는 사라졌다! 이렇게 빨리 끝날 줄이야..


너무 맛있어서 또 먹고 싶은데 철이 일찍 들어버린 나는 그렇게 입맛만 백 만법 다시며 롯데리아를 나왔다



집에 가는 버스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서 저녁도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머릿속에는 온통 새우버거로 가득했다 “나중에 커서 어른되면 돈 많이 벌어서 먹고 싶은 거 실컷 사 먹어야지”라는 다짐을 굳게 한 날이었다 지금은 외손주들 먹으라고 나도 못 사 먹는 애플망고도 사서 택배 보내주고 하는 우리 엄마 엄마가 비싸고 좋은 음식 아낌없이 손주들 먹으라고 보내줄 때마다 그때 롯데리아 새우버거가 생각난다
“아이고, 그때는 진짜 너희 아빠 월급으로 4 식구 먹고살기 빠듯했다 아이가~”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엄마는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엄마는 자주색 멋진 엘란트라 차도 샀다 학교 다녀와서 놀다가 엄마의 자동차 소리가 나면 누워서 티브이 보다가도 후다닥 숙제하는 척하면서 달려 나가곤 했다 엄마도 티브이보다 나온 걸 알았을 테지만 엄마가 동생과 내 걱정 안 하게 엄마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었다. 오랜만에 아이들과 피부과 다녀오는 길에 햄버거가 먹고 싶다는 녀석들과 함께 롯데리아에서 새우버거를 먹었다. 감튀를 양손으로 흡입하는 녀석들을 보면서 새우버거를 먹는데 그때보다 더 새우버거는 여전히 맛있었다. 다음에는 엄마랑 같이 새우버거 먹으러 와야겠다 여전히 바삭하고 맛있는 새우버거를 엄마랑 함께 먹고 싶다

새우버거.jpg
애플망고.jpg 애플망고는 냉동으로만 먹었는데.. 잘 먹겠습니다


엄마 그때 그 새우버거 기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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