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트베르펜 대성당, 루벤스를 만나는 시간

이남일 도슨트의 네덜란드 벨기에 예술 기행

by 이남일 도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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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파리지앵 도슨트 이남일입니다.


네덜란드·벨기에 예술 기행을 준비하면서, 이번 여정에서 왜 어떤 장소들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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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결국 무엇을 보느냐보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경험이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그 여정의 중심에 있는 공간, 안트베르펜 대성당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안트베르펜 대성당은 단순히 규모가 큰 성당이 아닙니다.


플랑드르 지역의 상업 도시였던 안트베르펜 시민들이 스스로의 번영과 신앙을 보여주기 위해 세운 도시의 상징이자, 한 시대의 정신이 남아 있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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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헬더 강을 따라 무역이 번성하던 시기, 시민들은 자신들의 도시가 유럽의 중심 도시로 성장하고 있음을 건축으로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브라반트 고딕 양식의 대성당이었습니다. 프랑스 문화권과 가까웠던 지역적 특성 때문에 성당을 부르는 이름 역시 프랑스식인 노트르담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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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성당이 오늘날까지 특별하게 남아 있는 이유는 건축 때문만은 아닙니다.


16세기 종교개혁 시기, 성상 파괴 운동으로 내부의 제단화와 조각 대부분이 사라지며 성당은 한 번 무너진 신앙의 공간이 됩니다. 이후 가톨릭 반종교개혁이 시작되면서 교회는 신앙을 다시 설득할 수 있는 새로운 언어가 필요했고, 그 역할을 맡게 된 인물이 바로 안트베르펜 출신 화가 루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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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벤스는 이탈리아에서 배운 회화 전통을 바탕으로 인간의 움직임과 감정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새로운 회화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안트베르펜 대성당은 그의 예술이 가장 완전한 형태로 구현된 장소가 됩니다.


성당 안에는 그의 대형 제단화 네 점이 설치되어 있는데,


십자가 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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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에서 내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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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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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 승천이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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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들은 각각 독립된 그림이 아니라 공간 전체와 연결되어 하나의 서사를 이루도록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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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왔던 제 경험과 작품에 대한 지식으로 큐레이팅의 이유까지 같이 안내해드립니다.


어디에 서서 바라보는지, 제단과 빛의 방향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이해할 때 비로소 작품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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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여행자들에게 이 성당은 애니메이션 플란더스의 개의 마지막 장면으로 기억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대성당 앞에는 네로와 파트라슈 조각상이 있고, 지금도 아시아 여행객들이 이 장면을 떠올리며 방문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현지인들이 한동안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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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 네로의 이름을 딴 상점과 초콜릿 가게들이 생겨났고, 하나의 문화 콘텐츠가 도시의 관광 흐름을 바꿔놓은 사례가 되었습니다.


안트베르펜 대성당은 예약 없이 현장에서 입장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공간은 빠르게 둘러보고 나오는 장소가 아닙니다. 일반적인 패키지 여행에서는 제한된 시간 안에 사진을 남기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예술을 중심에 둔 여행에서는 전혀 다른 경험이 만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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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공간 안에 머무르며 작품과 마주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파리에서 오랜경험을 쌓은 이남일 도슨트의 해설로 마무리됩니다.


이곳이 벨기에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중세 상업 도시 시민들이 만든 성당이라는 역사적 배경, 종교개혁과 반종교개혁이라는 유럽사의 충돌이 남아 있는 장소라는 점, 그리고 루벤스의 제단화를 통해 건축과 회화가 하나의 무대처럼 완성된 공간이라는 점입니다.


안트베르펜 대성당은 아름다운 건축을 넘어, 유럽 미술이 어떻게 사람을 설득하고 감동시키려 했는지를 보여주는 현장입니다.


여행에서 작품을 본다는 것은 단순히 유명한 장소를 체크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 공간이 왜 만들어졌고, 왜 지금까지 남아 있는지를 이해하는 순간 여행의 깊이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네덜란드·벨기에 예술 기행 역시 바로 그 경험을 위해 설계된 여정입니다.


이남일 도슨트의 네덜란드 벨기에 예술기행에서 안트베르펜 대성당은 그 시작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장소입니다.


▶ 네덜란드 벨기에 일정소개 글

https://blog.naver.com/leoleeparis/224037016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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