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는 패스하겠습니다

조금은 이기적으로

by Some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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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싱글 라이프를 즐기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비혼주의자들은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물론 진짜 비혼으로 살지, 딩크로 살지를 일찍 결정하고 결정한 대로 산다는 보장은 없지만, 충분히 스스로의 결정에 의해 판단할 문제라고 봅니다.


난임 기간에는 마음이 아파서 돌잔치에 참석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부러움, 질투가 있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질투보다는 실의를 따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이가 없는 부부에게는 우리만의 룰이 있어야 합니다. 아이가 없이 평생 살지 몰랐던 때는 당연히 조금 불편한 마음으로 돌잔치에 참석했지만 지금은 결혼식은 가지만, 돌잔치는 패스한다는 우리만의 규칙을 세웠습니다. 돌려받지 못하니까 안 가겠다는 마음도 있지만, 굳이 어색하게 그 자리에 있는 것도 예의는 아닐 것 같습니다.


이제 비자발적 딩크부부가 된 이상 계속 호구가 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아이가 없다는 것을 안타깝게 보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렇다고 배려를 받는 부분은 많은 것은 아닙니다. 특히 물질적인 부분에서는 늘 손해를 보게 됩니다.


남편 친구 모임에서도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누구는 성인이 된 자녀들까지 4인가족이 오는데 우리는 늘 둘만 가거나 혼자 참석하게 됩니다. 그 멤버 중에는 결혼을 하지 않아 혼자 참석하는 멤버도 있는데 비용은 모두 회비로 결제를 함에도 불구하고 성인 4명이 참석하는 눈치 없는 가족도 있습니다. 남자 친구들끼리 굳이 뭐 쪼잔하게 그런 걸 일일이 말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꺼내지 않는 말을 굳이 먼저 꺼내서 분란을 만드는 경우도 없죠. 쪼잔 다하는 말을 들을까 봐 아무도 하지 않다 보니 결국에는 모임을 피하게 되는 것은 우리입니다.


가족들 사이에서도 아이가 없으면 핑곗거리가 없어 늘 손해를 보게 됩니다. 아이를 핑계로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을 피하는 경우가 있는데 저는 결혼 내내 그 핑계를 댈 수 없었습니다. 또한 아이가 없으니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물질적 부담감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일들을 여러 번 겪다 보니 눈치 없는 척 뻔뻔하게 행동하는 사람에게는 저도 뻔뻔하고 당당하게 제 주장을 이야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은 아이가 없는 것을 오히려 무기로 쓰는 여유도 생겼습니다.


결혼 14년 차가 되니 둘만 사는 우리 부부의 노후계획은 남들보다 좀 더 빠르고 구체적으로 세워지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데 쓰는 에너지를 온전히 둘에게 쓰고 있으니 남들보다 멀리 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거든요. 그동안 체면 때문에, 예의 때문에 하지 못했던 말들을 마음껏 하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우리 둘만 남을 물론, 그것으로 인간관계가 틀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가 원래 우리의 관계였겠죠. 인연에 연연하기보다는 우리끼리의 삶을 더 세심하게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으니 그에 충실하게 살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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