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의 연속

롤러코스터 인생

by SomeDay

불행은 한꺼번에 찾아온다고 했지만, 나는 무려 13년이란 세월 동안 너무 많은 불행들이 찾아왔었다. 이제 억울해할 힘도 원망할 힘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냥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꽤 힘든 시간을 잘 극복하고 살고 있다며 나름대로 자부하고 있었다. 나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만, 내 나름대로 잘 이겨내고 극복했다고 자만한 게 문제였을까..


오랜 시간 날 괴롭혀오던 암세포가 잠잠하더니 다시 날 공격해 왔다. 결혼 13년 세월 중 절반은 난임으로 절반은 암으로 힘들었던 나날이었다. 몇 번의 시술 후 추적 관찰만 잘하면 되었기에 매 시기마다 스트레스는 좀 받았지만 그래도 잘 버티며 6년이란 시간을 지냈건만 결국 청천벽력 같은 검사 결과를 받았다. 올해 여름 우연히 난소에 혹을 발견하면서 난소암 경계성종양임을 발견하고 한쪽 난소 적출까지 한 이 상황에서 자궁 적출까지 해야 하는 나에게 사형선고가 내려진 날이었다.


사실 6년 전부터 담당 교수님은 자궁 적출만이 답이라며 출산을 할 게 아니면 자궁 적축을 해야 한다고 했다. 아니 더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자궁을 쓰지 않을 거면 적출을 하는 것이 암세포를 없애는 가장 깔끔한 방법이라고 했다. 난임치료를 접은 지 오래였지만 자궁 적출만은 피하고 싶었기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추적 검사도 서울을 오가며 힘겹게 버텼는데 결국엔 이 말을 듣고야 마는구나 싶어 눈물이 났다.


처음 암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보다 이제 더 이상 다른 방법이 없다는 생각에 나는 이제 끝이구나 싶어 왈칵 눈물이 났다. 바로 수술 예약을 잡아도 한 달이 걸린다며 수술 예약을 하자는 말에 잠시 생각을 해보겠다며 화장실로 피해버렸다. 그렇게 화장실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고 남편에게 문자를 했다.


다른 병원을 가보는 게 어떻겠냐는 남편의 말에 나는 이제 더 이상 그럴 힘이 남아있지 않다며 수술을 하겠다고 말했고 바로 로봇수술 설명을 들어야 했다. 사실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멍했기 때문에 이날 수술 날짜를 바로잡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가는 차 안 집에 가는 1시간가량을 펑펑 울었나 보다. 집에 도착해 우리 집 고양이 가을이를 보는데 눈물이 어찌나 나는지 가을이를 붙잡고 울다 잠들었다.


불행은 한꺼번에 찾아온다고 했지만, 나는 무려 13년이란 세월 동안 너무 많은 불행들이 찾아왔었다. 이제 억울해할 힘도 원망할 힘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냥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재수가 없어도 너무 없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