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장. 다시 소련 그리고 과거로의 회귀

나를 혁명하라

by 레테

소련 몰락 후 2000년대 초반 조지아의 시위대는 장미를 들고 독재자였던 셰바르드나제 대통령 퇴진 운동에 나섰다. 구 소련 국가에서 일어난 최초의 색깔혁명이자 유일하게 러시아 영향권으로부터의 독립을 성공시킨 혁명이라 평할 수 있는 이 장미혁명 이후 우크라이나에서는 오렌지혁명이, 키르기스스탄에서는 튤립혁명이 그리고 아르메니아에서는 벨벳혁명이 연쇄 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이와 같은 혁명을 색깔 혁명이라 부르는데, 색깔 혁명은 시민들이 같은 색깔의 옷을 입거나 특정 꽃을 들고 등장한 데서 비롯됐다. 그리고 이후 구 소련 국가를 넘어 중동과 아프리카의 공산주의 국가로 번져 갔으며, 최근에는 중국에서 지나친 코로나 봉쇄에 반대하며 시진핑 정권에 반기를 든 백지혁명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그런데 중국이나 인도, 기타 아랍권 국가에서 성공한 혁명의 예를 찾아보기는 극도로 힘들다. 반면에 비슷비슷한 힘을 지닌 여러 국가나 세력이 경쟁을 하며 권력의 균형을 맞춰온 유럽과 미국에서는 치열한 전쟁을 오랜 시간 반복하는 과정을 거쳐 아이러니하게도 민주주의의 싹을 띄울 수 있었다. 하지만 황제나 술탄 그리고 차르가 지배했던 중국, 아랍 그리고 러시아에서는 언제나 하나의 절대 권력이 전체 사회를 지배했기 때문에 권력을 위한 암투는 있었을지언정, 이와 같은 경쟁은 불가능했다.

아랍권에서 유일하게 지속 가능한 성공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혁명이라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이란의 이슬람혁명이며, 이는 오히려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종파혁명에 불과하다. 옛 페르시아 제국 권역이었던 현재의 터키, 이란 그리고 중앙 아시아 지역, 옛 인도와 중국 제국의 권역이었던 현재의 서남아시아와 중국 대륙은 여전히 예전의 권위주의와 봉건주의 그리고 전체주의적 사고가 지배하는 사회에 머물러 있다. 러시아의 경우 성공한 혁명의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그 마지막 혁명은 현재의 공산주의 러시아를 있게 한 사회주의혁명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지금 이 시점에서 혁명을 논하는가? 그것도 다른 혁명이 아닌 민주 혁명을 꿈꾸면서 말이다. 왜냐하면 각성된 인격의 힘과 요구가 집단적으로 표출된 최종 결과가 바로 민주 혁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혁명의 시작은 언제나 나로부터 비롯된다. 각성을 통해 나를 혁명해야 비로소 세상도 혁명할 수 있다. 내가 개인적으로 지금과 같은 편력의 시간을 갖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나는 나를 혁명하길 원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 아니 지금까지의 삶보다 더 가치 있고, 행복한 삶을 살길 원한다. 그래서 나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나에 대한 혁명이다. 그 혁명은 어쩌면 금주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 아니면 좀 더 일찍 일어나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데서부터 시작될 수도 있다. 혁명은 결코 폭력적이거나 거창한 것이 아니다. 혁명의 색이 늘 핏빛인 것도 아니다. 어쩌면 화사한 무지개 빛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바로 각성의 주체이다. 내가 그리고 당신이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사회 집단이 각성해 함께 힘을 모으면 우린 발트삼국의 ‘노래혁명’같은 거창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혁명을, 피를 흘리지 않아도 되는 평화적인 혁명을 이룰 수 있다.

‘나는 왜 편력하는가?’라는 질문은 그래서 ‘나는 지금 무슨 꿈을 꾸고 있는가?’라는 질문과 등치된다. 나는 나의 삶이 보다 더 윤택해지고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나아가 내가 사는 세상이 보다 더 아름답고, 풍요롭고, 평화로워지기를 바란다. 나는 그 답을 찾기 위해 세상과 지식과 사람들을 편력한다. 그리고 그 꿈이 단순히 나만의 바램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비전과 동력이 되길 원한다. 편력의 시간은 늘 외롭고 고되다. 하지만 이와 같은 꿈과 희망이 있기에 나는 즐거이 그리고 기꺼이 떠돈다. 하지만 조만간 이와 같은 편력을 멈추고 싶다. 나의 오랜 바램이고 희망이었던 정착을 완성하고 싶다. 내 운명의 구원이 되어 줄 한 사람에게..그리고 모두가 행복하고 풍요롭고 평화로울 수 있는 한 세상에서 말이다.


https://youtu.be/t61tLBrjjNY?si=6JSGoeMFtelvK4T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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