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독병동에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보았다.

17년 차 정신과 의사 엄마가 전하는 ‘도파민 시대’ 육아법

by 순리


17년간 정신과 의사로 일하며 수많은 중독 환자들을 만났습니다.


손을 덜덜 떨며 술을 찾는 사람들, 모든 것을 잃고 병원에 실려 온 이들 틈에서 ‘중독이란 무엇인가’를 묻고 또 물었습니다. 그들의 부서진 삶을 함께 일으키고 동행하면서 늘 가슴 한편이 답답했습니다.


이들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돌이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병동을 나와 우울해하는 청소년과 직장인들을 만나면서 깨달았습니다.

어느 틈엔가 멀리 와버린 중증 중독자들의 갈림길이 바로 이 때라는 것을요.


점점 사회는 더 교묘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우리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어른들의 하루는 커피로 시작해 술로 끝나고, 청소년들의 평균 미디어 사용시간은 8시간에 달합니다.


저는 두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길을 걷는 아이들, 평범한 일상을 지루해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제 마음속에서는 경고음이 울립니다. 중증 환자들을 보며 느꼈던 그 안타까움이 바로 우리 아이들의 문제 앞에서 똑같이 재현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점점 희미해지고 있는 병동 안과 밖의 경계.


이 글은 제가 병동에서 만났던 환자들의 삶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일상이 연결되는 이야기입니다.


갈망, 금단, 내성이라는 중독의 증상이 교과서가 아니라, 중독병동이 아니라, 바로 내 옆의 위험임을 느낀 순간의 기록입니다. 기술의 발전과 편리함, 즐거운 재미로 포장된 세상이 어떻게 우리의 ‘조절 능력’을 빼앗아 가는지 알리고 싶습니다.


이 글을 통해, ‘우리 아이는 괜찮겠지’라는 막연한 희망 대신, 중독의 파도에 무방비로 휩쓸리지 않고, 그 안에서 우리 자신과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는 현실적인 무기를 함께 찾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