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내일이면 괜찮아지겠지?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라고 생각했던 하루하루가 쌓이고 쌓여 4개월이 지났다. 더 주저앉고 싶지 않아서 이것저것 해봤다. 새로운 알바도 구해서 해보고, 원데이클래스도 해보고, 다시 공부도 조금씩 해봤다. 이렇게 무언가 할 때, 글을 쓰는 지금에도 마음은 한결 가벼워진다.
어쩌다 보니 글을 몇 달째 못 썼는데, 내 마음을 이렇게 써보기라도 할걸. 그러면 무거운 시간이 조금 줄어들었을 거 같다.
또 내가 좋아하는 건 뭘까? 내가 어떨 때 편안할까 찾아보기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 건 하늘 보기, 가족이랑 TV 보기, 남자친구랑 같이 있기, 노래 듣기 등등이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걸 하는 매 시간마다 행복한 건 아니다. 그럴 때마다 내 마음은 ‘이젠 이거 해도 행복하지 않아.’라는 결론을 내렸다. 고작 찰나의 감정으로.
결국 돌아와서는 의미 없이 SNS를 들여다보고, 유튜브를 본다. 여기서 또 나는 나를 미워했다. '아무것도 안 하네?'
그리고 아침에 눈을 떠서 마음이 무거워질 때, 아니면 무언가를 할 때 갑자기 마음이 튀어버려서 가라앉을 때, 그때는 깊은 숲 속에 갇혀버린 거 같다. 구름이 잔뜩 낀 상태로 비가 세차게 내린다. 그러다 잠깐 소강상태에 머무르다 다시 비가 내린다. 내일이 되고 어제를 되돌아봤을 때, 어제의 비는 소나기였다. 오히려 구름만 끼거나 햇빛이 비추는 시간이 더 길었다. 그런데 소나기가 내릴 때면 그 소나기가 언제 그칠지 모르겠다. 또 언제 올지 모른다.
이렇게 소나기가 내릴 때면 내가 왜 이럴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나의 과거를 후회하고, 나의 미래를 걱정하고, 나의 현재를 비교한다. 후회해도 달라지는 건 없고 나의 자양분으로 삼으면 된다. 걱정해도 그 일이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 알 수 없고, 비교를 하면 나만 힘들게 하는 것이다. 결국 나는 나를 옥죄고 있다. 스스로 포승줄을 내 몸에 감고 있다. 알면서도 내 마음은 이를 따라주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나를 좀 놓아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영원히 햇빛을 비추는 것도, 영원히 소나기가 내리는 것도 없다.
생각이 포승줄이 아닌, 그저 흘러가는 구름처럼 나를 묶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을 안 할 수는 없으니까, 그저 스쳐가는 구름처럼 내 옆에 있되, 나를 묶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