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씨 안에 숟가락이 있어요.

숨바꼭질 1

by 우아해

같은 아파트에 사는 지인 집에 놀러 갔다. 그녀의 딸도 우리 딸 못지않은 자유로운 영혼으로 두 영혼은 쿵작이 잘 맞는다.


"이모 그거 알아요? 감 씨 안에 숟가락이 있어요."


"엥? 그게 무슨 소리야? 먹는 감을 말하는 거야?"


그러면서 주방으로 달려가더니 봉지 안에 모셔 둔 감씨를 가져와 내 앞에 내민다.

반으로 똑 갈라진 감씨 안에 정말 숟가락이 있다.


" 우와 이게 뭐야? 진짜네~ 세상에 현재 아니었으면 이모는 평생 모를 뻔했어. 고마워 현재야."


정말 고맙다.

누군가 나에게 세상에서 단 몇 사람만 알 것 같은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줄 때,

미스터리한 사건에 대해 속삭일 때,

오늘같이 자연의 신비를 전달할 때,

나는 사랑에 빠진다.


오늘은 하루 종일 감씨 숟가락과 함께 할 것 같다.


그럼 다른 씨에는 어떤 비밀스러운 숟가락이 들어 있을까?

설마 포크가 들어있는 거 아니야?

아무것도 없으면 서운하겠네.

감씨만의 비밀일까?


숟가락을 품은 것이 씨앗이고 씨앗이 품은 것이 하필 숟가락이라서 나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씨앗은 본질이고, 결정이고, 정수이고, 가능성이고, 시작이다. 그 씨앗에 숟가락이라니 숟가락은 도대체 뭘까?


숟가락은 깨고, 파 내고, 섞고, 요리하고, 떠먹고, 먹여주고, 가끔 눈도 가리고, 나를 거꾸로 비추기도 하는 도구이다. 나이가 들수록 숟가락은 점점 커지고 용도에 따라 다르게 생겼다.

숟가락에 대해 이렇게 심층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나는 웃음이 난다.


'가능성을 잘 요리해서 퍼 먹어라?'

'가끔 자신을 다른 시선으로 비춰보며 나이 듦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잘 가꿔 나가라?'


재미없는 세상에서 나라도 나를 웃기려 글을 쓴다는 어느 작가의 말처럼 나는 지금 나를 웃기고 앉아 있다.


씨앗과 숟가락의 긴밀한 연결성을 발견하니 갑자기 세상이 수수께끼 같다.


"오호~이렇게 단서를 숨겨 놓으셨어. 오늘 하나 발견했으니 이제 몇 개 남았을까? 하루에 하나씩 찾으면 다 찾을 수 있을까? 많이 찾으면 상도 주시려나?"


누구를 향한 질문인지도 모르지만 내가 찾았으니 숨겨 놓은 이도 있지 않겠나.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이제 찾는다.

찾으면 춤추면서 나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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