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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태완 Dec 31. 2021

굿바이 2021

2021. 12. 31

안녕하세요, 이제 하루도  남지 않은    무사히 건너가고 계시는지요? 하태완입니다. 연말 인사를 핑계 삼아 여러분께 전하고 싶은 감사도, 나름의 속내도 모두 쏟아내고자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막상 전부 꺼내놓자니 쑥스러움만 가득 앞섭니다. 우선   동안  글과 삶을 유의 깊게 들여다봐 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읽힐  있기에 비로소  의미가 짙어진다는 것을 너무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염치없지만, 앞으로도 저로부터 태어난 글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글을 써내는 것은 온전히 저의 몫이겠지만요.

그런 의미에서 내년에는 메일링 구독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아마 아직은 쌀쌀함이 모두 물러가지 않은 삼월 초입이 될 것 같은데요. 이번에 출간한 책의 제목을 조금 빌려,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 하태완 초봄호>라는 이름도 슬쩍 만들어놓았습니다. 이곳에 써서 올리는 글보다 조금 길고 깊은 호흡의 글을 매주 2~3편 정도 메일을 통해 보내드리는 서비스입니다. 얼마나 신청해 주실지는 잘 모르겠으나, 몇 분이 되든 제가 이곳을 살아가며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을 선명히 녹여낼 수 있도록 애쓸 생각입니다. 우리끼리 주고받는 조금은 비밀스러운 편지가 될 것만 같아 벌써부터 심장께가 간질거리기도 하네요.

일 년 내내 원고를 쓰고 끝끝내 새 책을 내놓았던 한 해였습니다. 책의 흥행 여부를 떠나, 제게는 참 값진 결과물이었고요.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한 글쓰기의 방향을 조금이나마 제가 원하는 곳으로 이끌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앞으로 제가 또 어떤 경험을 하고, 또 그것을 어떤 형태의 글로 치환하게 될지는 저조차도 알지 못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그게 무엇이든 지금보다는 훨씬 멋들어진 사유를 통해 글을 쓰게 될 거라는 것입니다. 미약하지만 날이 갈수록 보기 좋게 익어가는 저의 글을, 스스로 목격하게 되는 순간이 잦은 요즘이거든요. 이제 더는 하루아침에 복권처럼 맞아떨어지는 기적이나 성공이랄 것들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읽고 쓰다 보면, 누군가는 꼭 그 꾸준함과 능력을 용케도 알아주더군요.      

자칫 의미 없는 기록이 될 수도 있는 여정에 대가 없이 동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러분 삶의 일부분을 제 글에 슬쩍 묻혀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늘 그 번쩍이는 흔적을 뒤지고 뒤져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아내곤 합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쓸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계속해서 쓴다는 것은, 제가 아직은 이곳에 쓸모를 부여받은 채로 머무를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모두 여러분 덕분입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무지막지한 바이러스가 창궐한 지 2년째에 접어드는 지금, 그로 인해 유배된 이 몸과 마음이 하루빨리 제자리를 되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찬 겨울 모두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오면, 우리 모두의 일상이 그 위에 꽃처럼 놓이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아무튼 해피 뉴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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