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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간 김용훈 Dec 31. 2018

피카츄를 위협하는 한 지역캐릭터

구마모토 여행기를 쓰려다가 쿠마몬의 지배력에 빠져서 쓴 글

내가 일본을 갔던 이유..


내가 가난해서 일본을 가지만.. 언젠가..!

작년 10월 말. 뭐에 홀리듯 구마모토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사실 평창을 가고 싶었다. 영미누나도 보고, TV에 얼굴 비추며 '올림픽 뉴스남'등으로 나오길 바랬다. 하지만 최저가로 알아봐도 그 금액을 감당할 수 없었기에  차선책으로 일본이라는 나라를 가보았다.

1년을 정리할 겸, 시작된 여행. 과연 먹고 싶은 것을 계속 먹으며 얼마나 안 쓰고(?) 여행이 가능할까? 에 대해서 스스로 확인해 보는 여행. (사실 돈 잘 안 씀) 아 참고로 나는 일본어를 못한다. 영어는 더 못한다. 하지만 일본의 히토요시라는 시골마을로 가는 일정을 짰다. (시골에 간 이유는 도시에 가면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게 많을 것 같아서..)


아..! 생각보다 너무 돈을 많이 썼다..!


편의점에서 먹고, 게스트하우스에서 근근이 생활하였지만 생각보다 나간 돈이 많았다. 역시 절약의 기본원칙은 가계부 쓰기인가.. 아울러 단순히 '돈 안 쓰고, 여행 다녀오기'라는 주제 및 컨셉은 세상에 너무 많았다. 쓰면서도 느낀 거지만 딩고에서 만든 최저가로 여행 다녀오기가 더 재밌을 것 같다.

그리하여 주제를 변경. 사실 변경이라기 보단 여행기를 쓰는 동안에 계속 그 녀석(?)이 떠올라 쓸 수밖에 없었다. 내가 여행 간 구마모토의 모든 곳을 그 녀석이 지배하고 있었으니깐.


우리나라 같으면 직방이나 알바천국 광고가..



구마모토 여행기를 쓰려다가 쿠마몬의 지배력에 빠져서 쓴 글

구마모토를 지배(?)하고 있는 쿠마몬은 도시의 시작과 끝, 모든 곳에 도사리고 있었다. 도시 지배는 물론이고, 나름 공무원에 꽤 높은 직책으로 한자리를 꽤 차고 있었으며 전 세계 곳곳 수많은 신도들이 거느리고 있는 그런 존재였다. 사이비 종교는 아니지만 본인을 브랜딩 하며 온오프라인 상에서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쿠마몬.

그는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와 같이 일본의 한도시를 지배할 수 있었으며 또한 수많은 신도들을 양산해 낼 수 있었을까? 자세한 것은 나무위키를 참조하자! 바통터치(?)



쿠마몬 이란 녀석은 어떻게 이 위치까지 올 수 있었을까?

쿠마몬은 현재 굉장히 유명하다. 수많은 신도(라 읽고 관광객이라 해석)들을 도시로 끌어들이고, 다양한 파생상품을 낳으며 듣보잡 도시를 일본의 상위권까지 끌어올렸다. (혼자 슈퍼캐리 했다)

유명세에 힘입어 많은 기사는 물론 성공 후의 파급력에 대해 쓴 관련된 자료들도 무수히 많이 나왔다. 하지만 과연 이 녀석이 어떻게 유명해졌나? 에 대해서는 내가 원하는 답을 찾을 수는 없었다.

 


쿠마몬이 어떻게 슈퍼스타가 되었을까?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쿠마몬은 SNS시대에 있어서 1세대 셀럽이자 영상 크리에이터이다.

무슨 소리냐 싶겠지만 요즘의 시대적인 흐름으로 빗대어 생각해 보자면 보자면 크리에이터인 쿠마몬은 자신이 나온 콘텐츠를 만들어서 유튜브와 같은 매체에 업로드하고, 구독자를 모았다. 회사(관공서)에서는 이 크리에이터(쿠마몬)를 다양한 비즈니스 및 캠페인 등으로 활용하였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 크리에이터의 신도이자 팬이 되었다. (아이돌의 범주도 생각해 보았지만 아이돌의 개념은 아닌 것 같다) 


초딩들 장래희망 1위인 크리에이터


현재 우리는 가장 뜨거운 플랫폼인 유튜브라는 매체에서 콘텐츠를 소비하고, 채널을 구독하며 그 크리에이터의 팬 되어 가고 있다. 7년 전의 쿠마몬도 당시 영상이 송출되는 여러 매체를 기반으로 하여 사람들에게 본인의 독보적인 콘텐츠를 소비하게끔 만들었다.

구구절절 간지 나는 말이 많은데 쉽게 이야기하면 그냥 녀석을 덕질할 떡밥이 엄청 많았다. 일본은 참고로 우리나라보다 약 3배는 넓고, 약 3배는 인구가 많다. 그리고 그것에 걸맞게 각 지방의 지역방송도 많다. 그것도 아주 많다. (감히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어마 무시하게 많다)


도치기현의 자랑 히토미(아이즈원멤버) 총선 82위 축전 방송


당연히 쿠마몬의 고향에도 지역 방송국이 있었다. 2010년에 태어난 그 녀석을 활용하여 구마모토의 지역 방송은 쿠마몬 고정의 프로그램은 물론  다양한 프로그램 등에 활용하며 엄청난 소스들을 생산해 냈다. 그리고 그 떡밥들은 SNS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로 넘어오면서 단순지역방송에서 나오고 끝나는 것이 아닌  세계 각지로 바이럴이 되었다.

 

끊임없는 떡밥.


어떻게 보면 이 요소가 쿠마몬을 단순히 톨게이트 입구에서 -안녕하세요 여기는 구마모토 입니다- 라고 안내하는 캐릭터가 아닌 셀럽 혹은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 않았을까 싶다.



왜 우리나라 지역 캐릭터들은 쿠마몬처럼 성공하지 못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그 캐릭터를 덕질하고 싶어도 소스가 있어야 덕질을 하지 않겠는가? 캐릭터의 성격,  생김새 등은 그다음이다. 어떻게 생겨 먹든, 그 캐릭터의 성격이 어떻든 그 캐릭터에게 호감을 갖고 소비할 소비층은 언제 어디든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나마 페이스북 관공서 페이지에서 떡밥을 생산해 내고 있지만 대부분 노잼인 콘텐츠들. 각 지역부처에서 업무이기에 업데이트를 하든 혹은 나름의 성과를 위해 콘텐츠를 만들든 우리가 보기에는 그다지 매력적이지도 않고, 무엇보다 소비할 떡밥들 자체가  부족한 현실이다.


우리나라에도 제2의 쿠마몬이 나오길 기대하며


과거 대전 엑스포의 꿈돌이라는 캐릭터가 있었다. 나름 애니메이션도 만들어서 노출하고, 관련된 상품들도 굉장히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엑스포가 끝나고 언제 그런 캐릭터가 있었냐는 것처럼 콘텐츠 생산이 잠정 중단되었다. 당연히 자연스럽게 우리들의 머릿속에서 잊혀 갔다.


꿈돌이 근황..


쿠마몬의 (슈퍼캐리 성공)사례가 나온 이후부터 수많은 도시들의 홍보부에서는 제2의 쿠마몬이 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연하겠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지역 캐릭터는 쿠마몬의 발톱의 때만큼도 못 쫓아왔다고 생각한다.(그나마 고양시가 선전하고 있지만 과연..)


부디 우리나라도 제2의 쿠마몬이 나타나길 기대하며 (진심이다)제발 과일로 지역 홍보하며 안 그래도 없는 예산 쓸데없이 쓰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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