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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간 김용훈 May 24. 2020

이렇게 된 바에 그냥 엎어 버릴까?

발광 이야기 2탄

위 발광 이야기 1탄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2014년 가을에서 겨울쯤 넘어가던 날씨의 차가움으로 당시 계절이 기억난다. 공모전 헌터(?)가 되어 각자의 용돈벌이를 하기 위한 우리의 여정에 하나의 영상 공모전이 눈에 띄었다. 영어교육 회사에서 진행하는 영상공모전으로 수상시 입사 특전의 기회도 함께 부여되었다. 취업에 목말라 있던 우리에게 단비와도 같았던 너란 녀석.. 우리의 다음 행보는 이 녀석으로 점찍었다.


다음 공모전! 너로 정했다!



그렇게 다시 시작된 공모전의 아이디어 시간. 경험으로써 늘 체감하지만 광고의 영역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건 언제나 아이디어. 그리고 매번 아이디어를 짜내며 읊조리는 말 "창작의 고통이란.. 이런 것 일까?"

하지만 모든 결과물의 이펙트 9할 이상은 아이디어가 차지하기에 (난이도가 가장 높을 수도 혹은 쉬울 수도 있는 영역) 우리는 또다시 생각하였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무슨 아이디어로 한번 심사위원들을 꼬셔볼까?



당시 공모전을 주최하는 회사는 기초영어를 중심으로 하여 시장을 확대하였고, 토익같이 난이도가 높은 학습의 영역보단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영어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빠르게 성장을 이룬 회사였다. 그렇다면 영어와 친하지 않았던 내가 (혹은 우리가) 그 언어와 친하지 않았기에 가장 힘들었던 건 무엇이었을까? 어떤 포인트를 집어줘야 나는 저 서비스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우린 여러 아이디어를 논의했다. 처음 알파벳을 배우던 초딩때의 추억에서부터 최근 여행을 다녀왔던 이야기 까지.. 그렇게 우린 잃어버린 추억을 꺼내며 몇 장의 재밌는 이미지에서 찾을 수 있었다.





한글을 몰랐기에 일어날 수 있는 참사(?)라 생각된다. 최근에는 미국의 영화배우가 한글의 아름다움에 빠져 본인의 트위터에 온갖 한글 문장을 컨트롤+C 컨트롤+V 하여 퍼 나르고 있다는 이야기도 보았다. (저스틴 비버도 본인의 어깨에 한글로 '뜨또'를 남기지 않았는가?!)



위 아이디어의 단서를 기반으로 우린 빠르게 콘티 작업을 마치고, 공모전에 제출할 영상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영상 공모전의 경우 한 개의 작품을 만드는 것에 있어서 일반 인쇄물의 5배 정도의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러기에 필요한 컷을 빠르게 찍고, 편집하여 공모전 영상을 제작하였다.


그리고 발표날. 당일 오후 4시쯤 발표된다는 공지사항을 확인한 우리는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결과를 알리는 게시물이 업로드되었고, 거기에 적힌 '우수상'이라는 상 옆에 당당히 우리 팀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리바이 : 유진아 봤음? 우리 이번에는 우수상 받았던데?

유진 : 오 그래? 형 수고했어. 이걸로 회식이나 한번 하자


당시 우수상의 상금은 약 100만 원 정도인 것으로 기억한다. 팀원들이 있는 단톡방에 수고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회식장소를 물색하던 와중 "우리 이름이 사라진 것 같은데?" 라는 청천벽력 같은 카톡의 문장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그 말은 사실이었다. 아무리 찾아도 우리 팀의 이름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갑자기 명단에도 없었던 팀이 대상으로 올라갔으며 대상에 이름을 올렸던 팀은 우수상으로 강등되는 등 무엇 때문에 이와 같이 결과가 번복되었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 우린 한낱 취준생+대학생으로 이루어진 사회초년생이었기에 이 억울함을 풀 수 있을 길은 없어 보였다. 주최사에 전화를 걸까? 장문의 메일을 써볼까? 하지만 문득 든 생각은..



얘들아 이렇게 된 바에 그냥 엎어 버릴까? 



우리가 내린 결정은 공모전 주최 회사 말고 다른 회사 광고해 주는 광고.mp4 라는 영상을 만들어 (마지막 로고만 교체한 버전) 유튜브에 올리고, 각종 커뮤니티에 우리의 이야기를 업로드하였다. 



공모전 주최 회사 말고 다른 회사 광고해 주는 광고


억울한 백성이 신문고를 두드리듯 우린 당시 우리가 처한 억울함을 사람들에게 알려 나갔다. 업로드한 영상은 유튜브의 실시간 인기 영상 순위권에 오르기도 하였으며 우리의 이야기가 통했는지 몇 군데 언론사에서도 연락을 받았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해 주었으며 한편으로는 이런 관심(?)은 태어나 처음 받아 봤다. (향후 관종의 길을 걷는 나에게 있어서 시발점이 되었던 그런 사건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런 사건으로 일약 관심을 받으니 희한하게 광고를 제작해 달라는 의뢰 문의를 받았다. 그것도 꽤 많이. 실제 그 회사의 경쟁회사에서 연락을 주셔서 대표님과 미팅도 진행하였으며 다른 한 곳은 대상 금액을 줄 터이니 광고를 의뢰한 곳도 있었다. 하지만 그 중 우리가 가장 관심을 갖고, 향후 '발광'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계기를 준 곳이 있었는데..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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