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페리스의 책 <타이탄의 도구들>에서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나와 있다.
성공은 복잡하지 않다.
그냥 1,000명의 사람을 지극히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에서 시작하면 된다.
참고로 이 글의 원출처는 와이어드 매거진을 창간한 케빈 켈리의 1,000 True Fans에서 나온 이야기로 1,000명의 진정한 팬이 있다면 1명당 100달러씩 총 10만 달러(약 1.2억)로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삶을 영위하고 더 나아가 제품과 비즈니스 성공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고객과 맞닿아 있는 마케터에게 있어서 팬을 만든다는 건 이론상 물론 가능은 하다. 뇌에서는 한번 해보라는 신호를 언제나 주지만 리스크 & 리소스 그리고 "이게 되겠어?"라는 생각에 쉽싸여 쉽게 몸이 움직이지 않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팬을 만들고, 성공 발판을 마련한 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예전 광고대행사에서 일을 했을 때 친했던 CD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광고 이야기는 광고쟁이 바께 안 한다. 그러기에 대중들 입에 오르내리는 광고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매체의 다변화와 함께 콘텐츠를 소비하는 소비자의 세그먼트와 취향은 너무 다양하게 변했다. 현 시대에서 과연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릴수 있는 마케팅을 할 수 있을까?
그나마 최근 인상 깊었던 2020년 히트를 친 빙그레하우스 라는 캠페인이 있었다. 소비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마케팅 성공과 함께 당시 매출에 큰 기여를 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히며 효율은 다시 제 자리로 돌아왔다.
팬베이스라는 책의 앞구절에는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온다. “P&G를 클라이언트로 광고는 대성공을 했습니다. 하지만 매출에는 별로 영향이 없었으며 그 후, 그 광고는 한순간에 잊히고 말았지요.”
많은 기업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팔기 위해 ‘광고 도달률’에만 많은 공을 들인다. 물론 합리적인 마케터는 그 이후의 지표까지 파악하며 업무에 임하지만 일시적인 노출은 의미가 크지 않다는 것을 이 책에서는 이야기한다.
팬들이란 어떤 존재들일까?
팬베이스 라는 책을 읽으며 얻은 결론은 팬들은 우리의 고객이자, 열렬한 지지자 이며 한 분 한 분이 소중한 마케팅 채널로 볼 수 있다. 팬베이스에서는 이런 팬들을 바이럴 관점, 레퍼럴에 대한 지표로 정의하고, 아래와 같이 이야기하고 있으며
우리 서비스를 사랑하는 100명의 팬이 있다.
이 팬들은 각자의 SNS에 서비스의 좋은 이야기를 자주 언급 한다.
이 이야기를 들은 주변 지인과 친구 130명(평균 지인수)에게 전파된다면 총 13,000명.
그중 3%인 390명이 진심으로 공감하여 피드를 공유한다면
390명 x 130명 = 50,700명 + 13,000 = 63,700명
물론 굉장히 이상적인 이야기이지만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를 미뤄 봤을 때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참고로 에어비앤비의 초기 투자자인 폴 그레이엄은 에어비앤비를 정말 좋아하는 호스트에게 “당신은 몇 사람에게 에어비앤비를 추천해 주었나요?” 라고 물어 보았고, 호스트의 대답은 무려 1,000명 이라는 대답을 해 주었다.
그렇다면 고객을 팬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관련된 책에는 구체적으로 고객을 팬으로 만들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서는 묘사되지 않았다. 기업은 팬의 말에 경청하고, 팬들에게 자신감을 갖게끔 하며 가치를 중심으로 그들을 우선시 하라는 언급과 함께 커뮤니티를 만들거나 직접 만나보는 등의 제안을 준다.
다만 이 외에는 충분히 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한명의 마케터로써 충분히 동기부여가 된 책 임은 분명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동기부여가 된 나의 생각을 좀더 공유해 본다면 경험상 크게 봤을 때 총 3가지가 있다.
우선 첫 번째는 제품주도형 성장이다
토스든 한국타이어든 칠성사이다든 혹은 10년짜리 실비보험을 가입하든 고객은 우리의 제품 or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 보고, 경험을 통하여 만족도를 검증한다. 제품 본연의 퀄리티를 기반으로 이로 인한 제품주도형 성장이 기본이 되어야 팬을 만들 수 있는 첫 번째 동기가 시작되는 것은 확실하다.
혹시 탐스라는 신발 브랜드를 아는가? 한 켤레를 사면 한 켤레를 제3국 아이들에게 기부한다는 ‘착한 소비’의 대명사로 불리며 젊은 소비자들에게 지지를 받았던 대표적인 브랜드였다. 불과 창업 10년 만에 전 세계 100여 곳의 매장을 거느린 큰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12년 동안 약 8800만 켤레 이상의 신발을 70여 개국 어린이들에게 선물했다. 2015년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관련한 소비자 조사에서 적십자, 그린피스 등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하기도 했었지만 이 탐스의 명성도 오래가진 못하였다.
상품의 질이나 서비스, 디자인 등에 대한 업데이트 없이 ‘착한 소비'만을 강조하여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재구매를 유도하지 못했고, 결국 무디스에게 부적격 등급인 '정크’ 수준으로 강등되었고, 사실상 폐업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두 번째로 사내 구성원 모두가 팬들에게 진정성 있어야 한다
단순히 팬을 만들고 양성하는 과정은 특정 몇 사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진심으로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을 구성원들이 갖고 있어야 그 믿음이 고객에게 전달되고, 더 나아가 팬들에게도 전파된다. 이것은 너무 당연하게도 팬을 만들기 위한 우리가 행해야 하는 가장 정답에 근접한 방법이다.
최근 침착맨이라는 크리에이터의 팬미팅이 진행되었다. 이 팬미팅에서는 구독 60개월이라는 5년 넘게 침착맨과 함께한 분들을 위한 팬미팅으로 크리에이터의 성격상 가벼웠을 것이라 생각했던 예상과 다르게 모든 참가자에게 태블릿 PC를 주는 등 정말 진심으로 팬들을 위해 퍼주는 모습을 보여주며 진정성을 전파했던 사례라 생각한다.
두 번째 방법 또한 단연코 쉽지 않다. 그러기에 기업은 고객중심의 마인드셋을 사내 문화로 전파해야 한다. 직원들은 단순히 소비자들이 사용하면 좋겠다(그냥 일을 한다)에서 벗어나 고객을 1순위로 하여 극도로 만족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팬들을 위한 캠페인을 고민해야 한다.
이건 조율해서도 안되며 타협하는 순간 그냥 저냥 서비스가 된다. (참고로 이 글은 사내에서 진행한 독서모임의 내용을 함축한 글이며 비록 가벼운 독서모임이라 할지라도 팬들을 만들어야 겠다는 동기부여를 크게 주었다)
세번째로 구매자와 팬을 구분하고, 팬이 먼저 손을 내밀도록
마지막으로 고객들에게 보여줌으로써 고객 스스로가 팬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해야 한다. 현대카드를 사용하면 슈퍼콘서트를 선예매할 수 있는 기회를 얻거나 배달의민족 팬클럽이 되면 온/오프라인 행사에 초대를 받을 수 있거나 또는 월급쟁이부자들에서는 특정 멤버로 승격되면 그분들을 위한 코칭이나 양질의 콘텐츠를 읽을 수 있는 베네핏이 주어진다.
사실 위와 같은 혜택을 주는것도 방법이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진정성이다.
직전 회사인 펫프렌즈에서 배송 문제로 인하여 고객분들의 택배가 일주일씩 늦어진 경우가 있었다. 이럴 경우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홈페이지 내 공지사항을 올리고, 쿠폰정도를 드리며 사태를 수습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당시 대표님께서는 늦게 받은 약 4,500명의 고객분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는 편지와 함께 한분 한분 선물을 드린 경험이 있었다. 당시 회사 입장에서 부담될 수 있었던 5천만원 이라는 큰 비용을 지불했지만 이를 통해 고객의 신뢰 회복과 함께 당시 우리를 지지해 주던 고객분들로 하여금 더 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위 세가지 방법은 고객을 팬으로 만들기 위한 기본 토대이자 본질이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경험상 너무나도 어렵다. (쉬웠으면 모든 기업이 팬을 만들고 성장했을 것 이다) 우선 직원들을 수소문해서 최대한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직원도 고객이기 때문이다.
모든 마케터의 이상적인 목표이자 우리의 브랜드에 많은 팬이 있길 바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책의 내용을 이야기 하며 이번 글을 마무리 하겠다.
팬에게는 팔지 말라, 팬을 통하여 외부인에게 팔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