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건 "그리스도론의 미래"
김동건 박사의 "그리스도론의 미래"는 조금 특별한 책이라 생각된다. 나름 신학 박사라 신학 도서는 읽어 볼 만큼 읽어 봤지만 이 책은 출간부터 특이한 과정을 거쳤다. 이 책은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먼저 출간된 책이다. 작가님이 기술한 의도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한국 기독교계가 수용하기에는 조금 현대적인 내용과 담론을 담고 있기 때문에 부담으로 작용했고 그 이유가 자국이 아닌 미국에 먼저 출간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생각한 배경에는 한국 기독교계의 성향의 분포에 있다.
한국 기독교계는 보수적 성향이 강하고 그 보수주의자들이 권력을 잡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보수는 정치적 성향이 아닌 신학적 성향을 의미한다. 보수적 사상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 아닌 내 나름 16년간의 교역자 생활과 신학생으로서의 경험에서 느낀 현상이 그러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 보수 진영이 보기에는 위험하고 신성 모독적일 수 있다.
한 예로 저자는 범재신론을 상당히 수용하고 미래적 기독으로 발전적 비판과 수용을 주장한다. 당연히 저자는 범신론과 범재신론을 구별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 수의 신학교에서는 범재신론을 범신론의 변종 정도로 가르치고 또 배척한다. 뿐만 아니라 창조 사건에서도 기존의 문자적 해석이 아닌 진화론의 입장을 일부 수용하고 있다. 저자는 완곡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저자의 말에서 영어 원고와 한국어 원고에 차이가 있고 일부 보완했으며 미국 원출판사와 협의를 거쳤다는 기술을 볼 때 이런 지점이 한국어판에서 완곡한 표현으로 변경이 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나는 이 책을 정말 진심으로 레알 권한다.
특히 보수적인 신학도와 목회자들에게 그리고 성도들에게 권한다. 저자는 시종일관 하나의 목적을 말하고 있다. 그것은 시대 정신과 상황이 기독론과 간극이 아닌 화해하는 것이자 시대 정신을 포용하는 기독론의 진술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과학적 사실과 충돌하는 기독교가 아닌 그것을 수용하는 기독교의 관점에서 기독론을 전개해 나간다. 그렇기에 이 책에는 기존의 한국 신학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주제들이 던져진다. 한 예로 외계의 지적 생명체에 대한 논의가 기독론의 관점에서 기술된다. 그리고 이 책의 또 하나의 키워드는 독단을 넘어서는 기독론이다. 이 지점은 사실 현대 신학의 가장 큰 이슈이자 동시에 혼돈의 원인이다.
나는 혼돈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나의 목소리가 아닌 다양한 목소리의 발화 그리고 논의는 어떤 이들에게 혼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진리를 찾아가는 인간에게 필연적인 다성성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다성성을 인정하고 논의하고자 한다. 지금껏 나온 한국 신학 서적들 중 가장 용기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