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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렉스코드 Apr 27. 2021

글로벌 기업이 번역이 아닌 ‘로컬리제이션’을 하는 이유

‘번역’은 누구나 이해하는 단어다. 하지만 로컬리제이션(Localization)이라는 말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낯선 개념이다. 오늘은 그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고, 성공적인 글로벌 기업 뒤에는 반드시 번역이 아닌, 로컬리제이션이 있는 이유를 설명하고자 한다. 


로컬리제이션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특정 언어와 국가, 그리고 문화에 맞게 현지화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로컬리제이션을 현지화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여기서 로컬리제이션은 특정 ‘언어 or 국가, or 문화’에 맞추는 과정이 아니라 특정 ‘언어 and 국가 and 문화’에 맞추는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언어’를 번역하는 것은 로컬리제이션의 한 부분이지 동의어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래서 성공적으로 로컬리제이션 된 제품이나 서비스는 현지의 고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된다. 넓은 의미의 로컬리제이션은 현지에 맞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새로 개발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좁게는 동일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다른 언어, 문화권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새롭게 포장하는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오리온사의 초코파이가 좋은 사례다. 


한국 초코파이의 情은 중국에서는 仁으로 번역되었고 브랜드 이름은 오리온과 비슷한 소리를 내면서 좋은 친구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hăo lìyŏu [하우리유]라고 지은 반면, 영미권에서는 현지인들의 기호에 맞추어 Fluffy(푹신한)하고 마시멜로가 들어있다는 문구를 넣었다. 이 제품은 전 세계 70여 개 국가에서 연간 20억 개가 팔리고 있다. 


이 외에도 글로벌 시장에 정착한 모든 서비스, 브랜드, 제품 뒤에는 성공적인 로컬리제이션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필연이다. 당사에서 수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도 연간 수백 건에 달한다. 다만 고객과의 보안 유지 정책 때문에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는 점이 아쉽다. 



Can’t read, won’t buy! (읽을 수 없으면 사지도 않는다)

 

이렇듯 로컬리제이션이 중요한 이유는 Common Sense Advisory(CSA) Research라는 로컬리제이션 연구기관에서 조사한 자료에서도 나타난다. 위 기관이 2020년, 29개 국가, 8,700여 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의 일부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소비자의 76%는 정보가 자국의 언어로 쓰여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

‧소비자의 73%는 최소한 제품 리뷰만이라도 자신의 언어로 보기를 원한다.

‧소비자의 65%는 비록 조악한 수준이라도 자국의 언어로 된 제품을 선호한다.

‧소비자의 67%는 웹상에서 혼합된 언어를 수용할 의지가 있다.

‧소비자의 66%는 제품 정보를 이해하기 위하여 자동번역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

‧소비자의 40%는 자신의 언어를 지원하지 않는 사이트에서는 절대로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없다. 


이 조사는 “읽을 수 없다면 사지도 않을 것(Can’t read, won’t buy)”이라는 전제가 사실임을 증명해준다. 특히 한국인의 92%, 대만인의 94%, 중국인의 92%, 일본인의 90%가 자국 언어를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는 우리나라에 외국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거나, 반대로 중국, 일본 등지에 진출하기를 희망하는 기업은 참고할만한 사항이다.


1% 뒤에 숨어있는 99%의 가능성


한국어 사용자는 세계 인구의 1%에 불과하다. 경제 규모로는 세계 GDP의 약 2%를 차지한다. 나머지 99%의 시장은 여전히 미개척지라는 의미다. 물론 그 99%가 모두 우리의 잠재적인  소비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소득수준과 구매력이 높은 국가일수록, 그리고 역사적, 정치적으로 안정된 국가일수록 자국의 언어를 더 선호한다는 사실은 결국, 로컬리제이션 없이는 1%의 시장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제품의 우수성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고,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의 가치도 매우 높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특히 COVID-19로 촉발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물리적 제약을 넘어 더 폭넓은 방식으로 전 세계 산업이 글로벌 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때에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로컬라이즈 하는 것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핵심적인 수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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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lexcod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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