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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고운 Nov 01. 2020

[프롤로그]

#내인생_긍정의_착각은 계속된다


착각의 착각을 거듭하며 살아온 인생이다. ‘착각’이라는 맘에 드는 단어를 문득 떠올리게 된 어느 날, 나는 작은 발명을 해낸 과학자의 그것과도 같은 희열을 느꼈다. 언어에 대한 흥미도, 재능도 없다고 스스로 착각하고 살던 나. 그리고 어느 날 언어에 관한 극복을 하게 되고 언어를 좋아하게 되면서부터 내 삶의 변화는 시작되었다. 착각의 늪에서 벗어나자 한줄기가 아닌 여러 줄기의 빛이 나를 조명했고, 비로소 세상이 밝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말이 없던 어린 시절의 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은 머릿속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한껏 기가 눌려있거나 내면을 실천할 수 없는 환경에 놓여 제대로 생각을 꺼내 보이지 못했고, 이어서 타인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결국 답답해진 나머지 상체로 혈액이 뜨겁게 몰린다거나, 사자를 만난 사슴 수준의 아드레날린을 내뿜으며 현기증을 느낀 적도 여러 번. ‘나는 이렇게 평생을 힘들게 살아야 하는 건가?’ 싶은 생각에 우울감마저 감도는 나날이었다. 가장 자신 있는 표현이 눈물이었다고 말하려니까 스스로의 안쓰러움에 또 갑자기 눈물이 난다.(눈물도 습관)     


나의 착각은... 그리고 우리의 착각들은... 어쩌면 생의 단계 별로 비슷한 패턴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했다. 같은 문화권과 같은 민족인 경우 더 비슷한 문화적 착각을 할 수도 있겠단 재미있는 생각도 해보았다. 이번 브런치 북을 쓰기 시작한 초반에는 ‘스스로의 한계를 의심하다’라는 뜻에서 ‘살면서 규정지은 스스로의 한계들이 과연 찐인가?’에 관한 테마들로 글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쓰면서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 나만의 즐거운 인사이트, 바로 ‘인생의 착각 모음. ZIP’.     


때때로 푼수 같은 자아가 발동하는 날엔, 심오하게 들어가지 않고서 어린 시절 멋모르고 품은 착각들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리고 과거의 나와 비교했을 때,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일을 해내고 귀가하는 날에는 착각으로 인해 극복하지 못할 뻔했던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도 싶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끄적이다 보니 내가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의외로 많다는 것을 느끼는 날이 있었다. 그리고 놀랐던 것은 ‘쓸 데 없이 스스로에게 부여했던 나쁜 착각들이 얼마나 많았던 가!’에 관한 사실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정말 부정적인 생각, 그중에서도 나를 위축시키는 착각들을 버리기로 마음을 먹어본다.    

  

더불어 나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은 필요하지만, 기준이 매우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이 시국에 한껏 즐거워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골방에서 언어의 향연을 즐기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그림을 못 그린다는 착각을 벗어던지고 자유롭게 붓질을 해보았다. 앞으로도 잊힌 우리의 착각들, 지금 하고 있는 착각, 앞으로 하게 될 착각 등을 수집하고,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어 진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가 함께 나눌 수 있는 ‘웃픈 공감’이 될 것이라 착각을 하면서... 랜선 친구들 또한 부정적인 착각의 늪에서 어서 빠져나오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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