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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관노 May 18. 2021

질문을 위한 보기 '맥락'

맥락  보기


맥락

맥락은 사건이나 물건 따위가 서로 관련지어 이어져 있는 관계를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맥락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의미의 해석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문자를 받았다고 해보자. ‘새로 개봉한 영화가 재미있다고 하던데 영화 어때?’와 ‘어제 시사회에 갔다면서? 영화 어때?’ 두 문장의 메시지에는 똑같이 ‘영화 어때?’라는 문장이 쓰였지만, 앞 문장에는 영화를 함께 보러 가자고 제안하는 내용이 담겨 있고, 뒤의 문장에는 영화가 재미있었는지 물어보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처럼 이야기는 맥락에 따라서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직장에서도 리더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아마 “그래서 맥락이 뭔데?”일 것이다. 보고를 받을 때 주로 간단하게 보고하라는 의미다. 일의 본질을 잃고 맥락을 따르지 않으면 일은 복잡해지고 업무의 양도 많아진다. 하지만 본질을 알고 맥락을 따라 일을 하면 시행착오는 있을지언정 분명히 원하는 방향으로 가게 된다.

예를 들어 이런 형식을 취해 보자. “이번 신제품은 이런 것이고, 우리 매장의 특징이 이런 것이니, 우리는 이런 것을 갖춰야 하고, 이런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그래서 우리는 이런 프로모션을 하자.” 이런 형식을 지키면 일의 양은 많이 줄어들고 이해도 빠르다.

그러나 이렇게 일의 본질과 맥락을 지키며 일을 하는 조직은 많지 않다. 같은 일을 부서마다 다르게 해석하며 이것저것, 이 방법 저 방법으로 일단 해보고 본다는 식으로 일을 한다. 본질이 무엇이고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 없이 모든 것을 해보면서 일의 총량은 수십 배로 늘어나지만 일의 결과는 미약하다. 처음은 창대하지만 끝이 미약해지는 순간이다. 그래서 구성원은 지쳐 간다. 구성원들이 일을 오래 하고, 일을 많이 하는 것은 맥락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일의 맥락을 살필 수 있을까? 일의 의미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맥락은 상황 맥락과 사회 문화적 맥락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상황 맥락은 어떤 사건의 상황이 직접적으로 관련된 맥락이다. 상황 맥락에서 고려해서 볼 것은 일이 진행되는 시간과 장소, 의도와 목적 등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사회 문화적 맥락은 사회적, 문화적으로 오랜 시간을 두고 만들어진 맥락으로 같은 상품이라고 해도 세대나 성별 지역과 같은 것에 영향을 받는 것을 살펴봐야 한다. 결국 맥락이란 ‘상황’과 ‘관계’를 살피는 것이다.    

구성원을 평가할 때도 지켜야 하는 맥락의 원칙이 있다. 성격은 변하지 않는 것, 즉 본질적인 성향,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개념을 깨는 원칙이다. 아무리 평소 성격이 소심한 사람도 과감한 생각을 할 수 있고, 위기상황에서 모든 사람이 똑같은 방식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어떤 상황에 있느냐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행동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연결 짓기 위해서는 그 일의 맥락, 전후 사정을 알아야 한다. 이런 맥락을 무시하면 사람은 쉽게 타인의 기질이나 재능을 오해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사람을 대하거나 평가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맥락은 상황과 관계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맥락을 살피는 것은 상황과 관계가 만든 변화를 살피는 것이다. 리더의 시선은 이런 변화를 살피는 민감함이 유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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