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산골마을로 이주한 1년 회고

영월 삼돌이마을에서 보낸 1년, 디지털노마드 부부가 배운것들

by Lia Shim


아이와 함께 이주한 1년의 기록


자연 속에서 일하며 아이를 키운다는 것

영월 삼돌이마을에서 보낸 1년



처음 영월 삼돌이마을, 귀농귀촌의 집에 들어가던 날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양양에 있던 짐들은 수녀원에 기증했고, 우리는 영월 집에 꼭 필요한 것들만 하나씩 채워가기 시작했다.

소파, 윤아 매트, 식탁까지.

하나씩 하나씩 들여놓으며 우리 가족의 보금자리를 만들어가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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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는 뒤집기도 못 하던 때 처음 영월에 왔는데,
이제는 집 안을 마음껏 기어 다니고 돌아다닌다.


불과 1년 사이 아이는 정말 많이 자랐고,
그 시간을 함께 보냈다는 사실이 우리에게는 참 값진 기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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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로 살아오던 우리가
바다가 보이던 집에서 산골짜기 마을로 이주한다는 건
지금 돌아봐도 꽤 큰 실험이었다.




처음 영월에 오게 된 것도,
마을에서 우리에게 집을 내어주신 것도,


모든 도움을 주신 이장님과 마을 주민분들께 모든 순간에 감사한 마음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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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를 해보자면,


1️⃣ 좋았던 점

✓ 자연을 바라보며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며 살 수 있었던 것


✓ 마을 분들이 우리 가족을 따뜻하게 환대해주셨던 일들


✓ 이웃의 정을 느끼며 지낼 수 있었던 시간들


✓ 풍수지리가 좋다는 말을 실감하게 되는, 어떤 소음도 들리지 않는 고요함 속에서의 휴식


✓ 공기가 좋아 수면의 질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점


✓ 무엇보다 아이가 매일 흙을 밟으며 자랄 수 있었던 시간



2️⃣ 힘들었던 점

✓ 매 끼니를 직접 해 먹어야 했던 생활 (배달은 선택지가 아니었다.)


✓ 아기 기저귀가 떨어지면 편도 40분을 달려 원주까지 가야 했던 일 (그날 이후로는 항상 박스로 사두게 되었다.)


✓ 환절기마다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병원 때문에 원주까지 이동해야 했던 점


✓ 그리고 가장 현실적인 문제, 아이를 맡길 곳이 전혀 없다는 사실



3️⃣ 그럼에도 도움이 되었던 것

✓ 소음이 완전히 차단된 환경에 놓여본 경험 자체가 생각보다 훨씬 소중했다는 점이다.


✓ 머리가 비워지고, 생각이 정리되고, 삶의 속도가 자연스럽게 느려졌다.


✓ 그 시간으로 다시 돌아가 선택해야 한다면, 우리는 여전히 영월로 이사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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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1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이’였다.


아이의 잠 시간이 점점 줄어들면서 우리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함께 줄어들었다.

집에서 일하는 남편과 나에게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걸 이 시간을 통해 아주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이 1년은, 우리 가족에게 꼭 필요했던 시간이었다.



우리는 조금 더 분명해졌다.

자연 속에서 사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동시에 아이를 키우며 일한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구조와 돌봄을 필요로 하는지도 몸으로 배웠다.


무작정 내려와 사는 것만으로는 지속할 수 없고,

청년들의 이주를 장려하는 지역소멸 지역에는

반드시 일할 수 있는 시스템과 돌볼 수 있는 구조가 함께 가야 한다는 것.

이 1년은 그 사실을 가장 솔직하게 알려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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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어디서 살 것인가’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더 많이 고민하게 되었다.


아이를 키우면서도 일을 멈추지 않는 삶,
일을 하면서도 삶을 놓치지 않는 방식,

자연과 단절되지 않으면서 시간과 공간에 자유롭게 일 할 수 있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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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우리가 만들고 싶은 건 그저 한 가족의 선택지가 아니라,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살아봤더니 이렇더라”라고 말할 수 있는 하나의 예시이다.



이 삶은 용기만으로는 지속되지 않고 반드시 구조와 시스템, 그리고 함께 고민할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사실


삼돌이마을에서 다시 다른 곳으로 이주를 하더라도 우리가 이 마을의 관계인구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마을의 김장잔치날, 삼돌이마을 축제 등 이 마을을 이루고 있는 이장님을 비롯한 모든 분들과의 인연이 소중하고 윤아가 커 가는 과정을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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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이주의 삶, 로컬에서의 육아, 자연 속에서 일하며 사는 방식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언제든 조심스럽게 말을 걸어주셔도 좋겠다. (리아 인스타그램)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작은 안도감이 되기를 바란다.



디지털 노마드 부부의 다음 스텝이 궁금하다면?

리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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