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숨만큼만

딱 그 정도로도 충분해

by Liaollet

2023년이 다가오기 전, 특별한 경험을 글로 쓰고자 했다. 해녀학교 수업이 끝나기 전에 그 감동을 기록해야겠다 마음먹었다. 모든 날을 쓰지는 못했지만, 마음을 담아 썼던 글들을 나누고 싶었다.


2021년 코로나가 한창 심각할 시기였지만, 내게는 해외로의 여정이 시작됐다. 대학교 때 꿈꿨던 아카데미에 합격하여 이 꿈같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이탈리아에서 7개월 아카데미를 다니고, 남부 이탈리아를 여행을 하다, 그 후에는 파리에서 일을 하고 돌아왔다.


명품브랜드 커리어를 이제껏 쌓아왔는데, 처음엔 페인터로 시작했다. 다음으로는 매년 전 세계에서 20명만 선발되는 아카데미 장학생으로 밀라노에서 유학을 하게 됐다. 코로나 시기라서 14명이었지만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인도, 벨기에 등 여러 나라 친구들과 함께한 경험은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 졸업 후에는 하이주얼리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일을 하게 됐고, 이 모든 경험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Your breath _ Liaollet


이런 배경을 갖고서 갑자기 해녀학교를 지원하니 많은 지인들이 의아해했다. 이전까지 추구해야 했던 건 끊임없이 추구하는 완벽함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끝없는 완벽함에 숨이 막혔다. 본질적인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에 갈증을 느꼈다.


더 좋은 결과를 위해 욕심을 내고, 더 잘하고 싶어 한계를 넘어 힘을 썼다. 물론 인생에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최선을 다한 걸 부정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스스로를 몰아붙여 최고를 만들어야 하는 세계에서, 정작 지키지 못한 부분들이 있었나 싶다.


제주도 바다로 물질 나가기


하지만 해녀 학교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들을 보게 됐다. 꾸미지 않은 솔직한 모습말이다. 어떤 기준에 따라 아름다움을 보아야 하는지 생각하게 됐다. 나 자신을 알고 내숨을 알아야 했다. 그제야 비로소 바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돌아보면 항상 숨보다 가쁘게 살았고, 숨을 참으며 갇혀버렸다. 멋있는 경험들을 쌓아왔지만, 만약 나라는존재는 소진되어 희미해져 버렸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오늘 하루도 욕심내지 말고
딱 너의 숨만큼만 있다 오너라.



엄마는 해녀입니다 / 고희영_지은이, 에바 알머슨_그림, 안현모_옮긴이


해녀학교를 다닌 이후로 조금씩 마음에 공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해하지 못했던 감정도 맑은 물에 씻겨 쨍쨍한 햇빛에 말려냈다. 언제나 욕심에 숨이 막히며 몰아세우던 이전과는 달리, 이제는 천천히, 조금씩 숨을 의식한다. 오늘도 딱 나의 숨만큼 살아가는 것, 그게 충분하고, 그리고 완벽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