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백지가 못 견디게 싫지만 그마저도 싫어,
그림이나 글을 끄적거리기로 했습니다.
모든 것들로부터 배신을 꿈꿨어요.
믿음의 배신.
정해진 것들의 배신.
옳다는 것들의 배신.
답이라는 것들의 배신.
백지 속 완벽한 배신을 꿈꿨으나
네 모서리 속은
자유를 쫒는 힘없는 환상 같았습니다.
자유로움을 가장해 속박을 내포한 덫처럼
발만 들이면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유일한 방법이라
무언가를 해야 하는 사실에
곧장 구역질이 났습니다.
이게 바로 못 견디게 싫은 이유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