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
렛은 고개를 내저으며 푸른색 에스프레소 잔을 든다. 진갈색 농도 짙은 커피 속 사이로 반짝이는 설탕가루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잔 둘레로 플럼색 립스틱이 얹혔다. 렛은 설탕이 입가로 넘어오기 전 잔 기울이기를 멈춘다. 그래도 언제나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섞는다. 쓴 맛 뒤에 약간의 달콤함이라도 필요하다 여기기 때문이다.
테라스에 앉아 선글라스 뒤로 눈을 찡그려 해를 본다. 숨을한번 내쉬고, 햇빛을 들이마신 후 피우던 담배를 끄고 일어선다.
'별것도 아닌 게 너무 밝네'
그녀의 검정 바이크로 다가가 벗어둔 재킷을 걸쳤다. 검은색 가죽 재킷에는 금속장식이 없다. 그 빛도 불필요하다 여겨 장식들을 다 떼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녀는 온통 검은색이다. 불필요한 것들은 다 떼어버린다. 특히 밝은 것들은 참으로 별것도 아니다. 단지 검은 헬멧 속 짧은 금발은 어디에서만 빛을 허락하는지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