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이 답이다
로또 대신 기록을 택했다?
제목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드는지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피식 웃음이 나오거나 궁금증이 생기지는 않는지.
긍정과 부정 사이 온도차는 있겠지만 무의식적으로 이런 생각부터 들지 않겠나 짐작해 본다. '왜 로또 대신 기록을 택했다고 쓴 거지? 그냥 로또가 안 된 거 아니야? 로또가 되면 기록이고 뭐고 게임 끝이잖아.
혼자 상상해 본 반응이지만 스스로도 공감한다. 로또가 당첨된 사람이라면 다른 걸 택했다는 표현 자체가 썩 안 맞다(참고로 난 로또가 되면 집 사고 여행하고 부모님한테 용돈 두둑이 드리고 딸이 갖고 싶어 하는 거 사주고 남는 건 투자 시드머니로 활용하고 싶다).
물론 요즘은 로또 1등에 당첨돼도 집 사면 거의 끝이란다(실제로 남편 지인 중엔 로또 1등에 당첨돼서 집은 갈아탔지만 회사는 다니고 있는 분이 있다). 그래도 어디인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서울에 번듯한 내 집 한 채 장만하는 게 우리네 로망일 텐데.
어쨌든 로또 대신 기록을 택한다는 문장이 어불성설로 들릴 수 있겠지만 내겐 숙명으로 다가왔다.
왜?
로또는 내가 택한다고 해서 바라는 결과를 보장하지 않으나 기록은 택한 나를 더 나은, 어쩌면 내가 바라는 결과로 이끌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로또는 사실 산 적도 몇 번 없거니와 당첨된 적도 없다. 하지만 로또에 당첨됐으면 하는 생각은 시도 때도 없이 많이 했다. 로또 당첨이 되면 달라질 삶을 상상하며 생각만은 꽤나 집착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수많은 일들에 기록이 절실한 순간들을 마주하면서 문득 기록에 마음이 이끌리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워킹맘 신분이 된 나는 육아를 위해, 일을 위해, 나 자신을 위해 꾸준한 기록을 필요로 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기록에 집착하는 마음을 살려 제대로 기록해 보자, 로또에 대한 허황된 집착은 이제 버리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먹게 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