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코인 투자에 앞서

나 자신에게 투자하기

by Reen


올해 하반기 들어 코스피가 4000을 넘나들었다. 비트코인도 1억 7000만 원대를 찍기도 했다. 하지만 코스피도 비트코인도 다시금 주춤한 흐름이다. 조정 국면에 들어가나 보다. 우리네 굴곡진 인생사 같다. 올라갈 때가 있다면 내려갈 때가 있는 법.



주식이나 코인으로 돈을 따는 일은 한순간이지만 잃는 일도 순식간이다. 아메리칸 비트코인 주가가 절반 이상 빠지면서 트럼프 일가 자산도 3개월 새 1조 원이 증발됐다고 한다. 이렇게 변동성이 큰데 쉽사리 투자할 수 있겠는가. 투자를 위해 마련한 종잣돈이 결혼자금이나 주택자금, 은퇴자금이라면? 투자가 대박이 나면 다행이겠지만 그 큰돈을 잃는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상황이 된다. 여유자금이라면 모를까. 한순간 잃게 되는 돈으로 휘청할 사람이라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주식과 코인은 5년여 전 아주 살짝 건드려봤다. 주식은 코로나 초기 상승장이 연일 이어질 때 재미 삼아, 시장을 볼 줄 알아야 한다는 핑계 삼아 쌈짓돈을 투자해 약간의 수입을 맛봤다. 코인은 무료코인을 지인에게 받아서 해본 게 다인데 현재는 그 코인이 어떻게 됐는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관심 밖이다. 나란 사람 애초에 이 둘 모두에도 관심이 많지는 않은 사람인가 보다.



그런 내가 최근 투자해 봄직하다고 관심을 둔 대상은 바로 나 자신이다. 주식과 코인으로 돈을 잃을 바에야, 내 마음대로 1원도 올리기 어려운 대상에 일희일비하고 전전긍긍할 바에야, 나 자신에게 꾸준히 투자하는 게 낫지 않으려나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나마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이고 꾸준히 더 나은 가치를 위해 노력하고 성장한다면 최소한 마이너스가 되지는 않을 테니까. 그래서 올해 처음 나를 위한 제반 투자를 몇 개 단행했다(참고로 얼굴 리모델링은 아니다).






기자 생활을 돌아보니 나 자신은 뒷전이었다. 남들은 무언가를 배우고 채우고 성장할 때 이슈만 쫓아다니기에 바빴다. 관심 대상은 내가 아니라 제보 내용이었고 출입처 정보였다. 사람들의 억울한 사연이나 특종이 될 만한 일들에는 그렇게 집착하며 글을 쓰면서 나 자신을 발전시키는 일에는 소홀했다.


매일 글을 쓰기는 하니까, 또 인정은 받으니까 자기 계발이 저절로 되고 있는 줄 알았다. 물론 착각이었다. 나는 제대로 된 취미 하나도 없고 잘하는 게 별로 없는 사람이었다. 딱히 꾸준히 이룬 것도 없는 사람이었다. 맨날 글을 쓰니까 피곤하고 힘들다는 이유로 책을 읽은 지도 나만의 책을 쓰겠다는 꿈도 묻어둔 지 오래였다.






여유 없고 삭막하고 계속 이렇게 사는 게 맞나 회의감이 들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탈출구가 내게 있나 생각해 보니 아직 잘 모르겠다. 내가 갖고 있는 또 다른 무기가 무엇인지, 내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잘 모르겠으니 머뭇거리다 주저하는 순간이 참 많다.



하지만 이제 물러설 곳이 없다. 귀한 딸내미 앞으로 20여 년은 잘 키워야 하니 주식이나 코인 해서 돈 날릴 여유가 없다. 이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이제 투자할 대상은 나 밖에 없다.



언젠가 주식이나 코인에 손을 다시 댈 수도 있겠지. 그러나 나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 절실한 요즘이다. 나처럼 막막한 데 내색조차 잘 못하며 술 먹고 괴로워하는 남편은 곤히 자고 있다. 지친 전우를 일으키려면 나부터 바로 서야지.

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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