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아멜리> 찬란하게 써 내려간 유년시절의 헌사

by 사서 유

프랑스 애니메이션 <리틀 아멜리>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미래의 미라이> 또는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처럼 아동의 세상을 그린 작품이다. <인사이드 아웃>이 청소년기에 겪은 심리적 변화와 감정을 인격화하여 보여준 작품이라면, <미래의 미라이>는 미취학 아동의 세상을 판타지요소로 승화한 작품이다. <리틀 아멜리>는 3살 때의 기억과 추억이 현재의 우리를 있게 한 기반임을 얘기하며 동시에 원작자가 추억하는 어린 시절에 대한 헌사와도 같다. 현실과 상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 성장담은 한 편의 동화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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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원작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벨기에인 소설가 아멜리 노통브의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이라는 작품이며, 이 작품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극 중 아멜리가 태어나면서부터 자아를 가지고 성장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이 과정에서 아이는 피아제의 전조작기 특징을 그대로 보인다. 자신이 전지전능하다 믿으며 세상이 자기중심적으로 돌아가는 이 나이 때의 아이들이 그린 환상적인 경험들은 판타지로 시작하여 현실에 안착한다. 아멜리가 성장하고 생각하며 체험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서정적이면서도 꽤나 속도감 있게 다루어지기에 지루하지 않다. 프랑스영화가 가지는 난해하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이 사랑스러운 영화는 몸소 부순다.


<리틀 아멜리>는 3살 아이의 이야기이면서도 전개-위기-결말이라는 구조가 꽤나 뚜렷한 작품이다. 작중 묘사되는 역사적 배경은 뚜렷하게 자막으로나 혹은 대사를 통해 설명되지 않지만, 기본적인 역사적 지식이 있는 이라면 유추할 수 있다. 세계 2차 대전의 상흔을 안고 살아가는 일본인들과 그들 속에서 영사의 딸로 태어난 아멜리의 이야기는 단순히 아이의 성장만을 다루지 않는다. 전쟁을 선택한 것은 국가이지만 이를 감당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라는 것과 그로 인한 상처를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일본인 가정부인 니시오, 집주인인 카시마를 통해 그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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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마지막 시퀀스에서 극 중 아멜리는 평소 독백과는 다른 화법을 사용한다. 자신의 유년시절 그 누구보다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 니시오에게 마치 다 자란 에밀리가 말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한 세계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어른의 몫은 그저 돌봄 뿐만이 아니다. 한 아이의 세상이 확장되고 아이가 아이로서 경험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어른들은 최대한 아이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소화하는 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세상에 태어나 어른이 되어 또 다른 아이에게 자신이 겪은 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이 일련의 과정들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좀 더 따뜻하게 만드는 방법이 아닐까.


더불어 <리틀 아멜리>는 선이 없는 수채화풍이라는 영리한 방법으로 관객의 문턱을 낮추었다. 선이 없음으로 인해 무한대로 뻗어나가는 아이의 상상력이 부드럽게 표현되기 때문이다. <리틀 아멜리>는 애니메이션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어떤 유수하고 논리적인 글보다도 이유가 되는 작품이다.


*해당 영화는 <씨네랩>(영화/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 초청 시사회로 관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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