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교가 바라보는 종교의 역기능과 순기능

<나이브스 아웃: 웨이크 업 데드 맨>을 보고서

by 사서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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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사 크리스티 혹은 셜록홈즈의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이라면 <나이브스 아웃>에 대한 애정도가 남다를 것이다. 1편이 미국사회의 문제를 추리극 아래 날카롭게 비판했던 작품이라면 2편(글래스 어니언)은 조금 더 힘을 빼고 유머와 풍자에 무게를 두었다. 이어서 공개한 <웨이크 업 데드 맨>은 앞선 두 편보다는 조금 더 교훈적인 우화에 가깝다. 용의선상에 오른 신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들은 무교인의 입장으로선 종교의 역기능과 순기능처럼 보인다. 역기능으로 전개되어 순기능으로 결론짓는 이 이야기는 전작을 재미있게 본 이들이라면 다소 속도감 없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전작에서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단서와 장면의 전환으로 피로감을 느낀 이들이라면 조금 더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작품일 것이다.


작은 마을 성당 안에서 신부가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고, 브누아 블랑은 사건의 진상을 조사한다. 전편들과 달리 이번 <웨이크 업 데드맨>에서 블랑의 역할은 여전히 결정적이면서도 비중이 꽤 축소되었다. 사건의 실마리를 해결하고 모든 인과관계를 밝혀내는 것은 블랑의 역할 그대로이지만 극을 이끄는 것은 철저히 처음 용의자로 지목되었던 주드 신부이다. 종교인으로서의 그의 고뇌, 사망자인 몬시뇰신부를 통해 알 수 있는 종교의 이면 그리고 결말에서야 알 수 있는 종교의 이유까지 이번 편에서 영화는 늘 그렇듯 감독의 메시지를 추리로 잘 포장해 내었다.


그러나 사건의 해결보다는 인간 내면을 좀 더 고찰함으로써 영화의 전체적인 속도감이 느려졌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약점으로 남는다. 앞서 말하였듯이 고전 추리소설의 느낌을 십분 잘 살려냈던 1편과, 재기 발랄하면서도 속도감과 생동감이 넘치는 2편의 특징을 기대하고 본다면 다소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이브스 아웃 시리즈를 관통하는 장점을 좋아했던 이 들이라면, 이번 3편인 <웨이크 업 데드맨>이 신랄함과 날카로움보다는 인간 내면의 따뜻함을 그렸다는 점이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더불어 어떠한 속임수도 없이 관객을 대놓고 우롱하는 감독의 재치는 이번 편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 점을 찾아보는 재미 역시 나이브스 아웃 시리즈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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