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와 메리>는 두 모녀가 마치 평행세계를 살아가는 두 인물처럼 같은 연령대에서 교차되며 그 들의 삶을 풀어내는 책이다. 7백 페이지가 넘는 벽돌책이긴 하지만 그 어떤 소설만큼 흡입력이 있어 큰 어려움 없이 독자를 모녀의 삶으로 빨아들인다. 모녀의 이야기를 다 읽다 보면 서로 닮은 듯 다른 두 여성의 인생을 통해 스스로 나를 지탱하는 법에 대해 배운다.
특히나 사랑에 깊이 좌절하고 바닥까지 내려갔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가 결국 스스로를 일으켜 세웠던 것이 바로 그녀의 글이라는 점에서, 그녀의 딸인 메리 셸리가 쓴 <프랑켄슈타인>을 깊이 이해하게 된다. 낭만주의 시인과 사랑의 도피를 떠난 메리 셀리가 자신의 불안, 후회, 공포 등을 응집한 <프랑켄슈타인>의 기저에는 그 누구보다도 주체적으로 삶을 운용해 간 어머니의 정신이 녹아있다. 메리 셸리가 쓴 <프랑켄슈타인>과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글들은 당시 여성들이 쓴 글에 비해서 진취적이고, 파격적이었다.
특히 <메리와 메리>를 읽다 보면 어려웠던 가정환경 속에서 뛰쳐나가 동생들의 삶까지 책임지며 좌절된 사랑 앞에 굴복하지 않고 다시 앞서나간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삶이 쉽게 잊히지 않는다. 그런 그녀의 통찰과 영민한 기질을 물려받은 메리 셸리 역시 그녀 인생에서 끝내 잘 풀리지 않았던 것이 바로 사랑이었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남편이자 메리 셸리의 아버지인 윌리엄 고드윈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유고작들을 출판하는 과정에서 결국 어쩌면 자신이 바랬을, 단정하고 정숙한 여인의 울스턴크래프트를 창조했다. 마찬가지로 메리 셸리의 남편 퍼시 셸리는 그녀의 이붓동생과 끊임없이 바람을 피우고, 현실보단 낭만을 쫓으며 그녀에게 영향을 준 만큼이나 괴롭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철학과 정신, 딸이 쓴 소설은 몇 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후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녀들을 마침내 구원했던 것은 그 어떤 이성애적 사랑과 안정보다도, 스스로의 능력과 신념 그리고 글이었다.
<메리와 메리> 속 등장하는 대중들의 반응은 21세기와 크게 다를 바 없다. 혼기를 놓친 여성이 어떤 자기주장이 강해지거나, 신념을 설파할 때 노처녀 히스테리로 몰아간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아내는 남편의 소유물이었던 18세기에서 나아가 여성들은 시민권을 얻고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받으며 사회적으로 독립되었지만 이러한 인식이 몇 세기가 지나도 유지된다는 점이 놀라울 뿐이다. 더불어 참하고 정숙한 여인들에 대한 이상과, 낭만을 쫓으며 현실을 보지 않을 때에 오는 결과 등 모녀의 삶을 통해 21세기를 살아가는 나의 환경과 삶 역시 돌아보게 된다. 더불어 그녀들을 끝내 구원한 것은 스스로였다는 점은 여성뿐만이 아닌 삶에 모진 풍파를 겪은 모든 이들에게 적용되는 큰 위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