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자니 너무 멀쩡해서 아깝고, 집에 두자니 짐이 되어 마음이 무거울 때가 있다.
"비싸게 샀는데 그냥 버리긴 미안해"라며 결정을 자꾸 뒤로 미루게 된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물건에게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는 것이다.
내가 쓰지 않는다고 해서 그 물건의 수명이 다한 것은 아니다.
나에게는 공간만 차지하는 '짐'일 뿐이지만
꼭 필요한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찾던 '보물'이 될 수 있다.
물건을 비우는 것은 단순히 내다 버리는 고통이 아니라
물건이 제 쓸모를 다할 수 있게 새로운 인연을 맺어주는 아주 멋진 일이다.
몇 번 입지 않은 깨끗한 옷, 한 번도 쓰지 않은 새 주방용품, 아이가 다 읽고 남겨둔 책들.
이런 물건들은 기부 단체에 보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나눔이 된다.
내 소중한 공간을 넓게 비워내며 '공간의 자유'를 얻는 동시에
어려운 이웃을 돕는 보람까지 챙기는 일석이조의 선택이다.
기부하고 받은 영수증은 나중에 세금을 돌려받는 혜택으로 돌아오기도 하니
알뜰한 살림꾼에게는 이보다 더 똑똑한 정리는 없다.
집안의 공기를 답답하게 만들던 물건들이 누군가의 따뜻한 웃음으로 바뀔 때
비울 때의 망설임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뿌듯한 행복이 채워진다.
세상의 물건들은 돌고 돌아야 제맛이다.
내가 쓰지도 않으면서 꽉 쥐고 있는 물건은 마치 고여 있는 물과 같아서 결국 집안의 기운을 무겁게 만든다. 물건을 필요한 사람에게 흔쾌히 건네는 것은 막혀있던 집안의 에너지를
다시 시원하게 흐르게 만드는 과정이다.
가까운 이웃에게 "나보다 더 잘 써줄 것 같아서 가져왔어요"라고 가볍게 건네보라.
물건을 억지로 버리려 애쓰지 말고, 기분 좋게 나누어라.
물건이 떠난 빈자리에는 그 물건이 결코 줄 수 없었던 '마음의 풍요로움'이 깃들게 된다.
물건을 비워 공간의 자유를 얻고, 나눔을 통해 물건에게 새로운 주인을 만나게 하는 것.
그것이 진정으로 내 집과 내 삶을 사랑하는 사람의 아름다운 뒷모습이다.
#공간 인문학 비움과 수납의 시스템
#책 쓰는 도서관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