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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관에 사는 남자 Apr 11. 2016

#0. 당신 몰래 쓰는 편지

미처 건네지 못한 말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얼마 전 친한 동생을 만났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자리라 서로 할 얘기가 많았는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눴어요. 서로에게 정해진 시간이 있었기에 못다한 이야기를 가슴에 품고 돌아서야만 했죠.


 좋은 사람과의 대화는 항상 아쉬움이 남습니다. 고민상담이든, 대화를 해보고 싶어서 찾아오는 사람이든 긴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고 돌아서면 항상 아쉬움이 남습니다.


 시시껄렁한 농담이나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 항상 깊은 대화를 나누는 자리이기에 오히려 더 아쉬움이 남는 것 같습니다.


 그 아쉬움의 이유는 못다한 말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못다한 말은 안타깝게도 항상 돌아서면 그 존재를 드러냅니다. '아 이 이야기를 못해줬네', '그 이야기는 안 하는 게 나았을 텐데', '이 이야기를 해줬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입으로 내뱉은 말은 항상 아쉬움을 남깁니다. 물론 그 보다 더 큰 아쉬움을 남기는 것은 내뱉지 못한 말이겠지요. 



 그래서 미처 내뱉지 못한 말을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인생을 살다 보니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은 대게 그 뿌리가 같았습니다. 뿌리가 같으니 해답 역시 비슷할 수 있겠죠.


 때로는 다른 사람의 인생에서 내 인생의 답을 찾기도 합니다. 나보다 먼저 가는 사람의 인생에서, 때로는 나보다 늦게 가는 사람의 인생에서도 찾을 수 있죠. 인생의 길에는 빠름과 느림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길이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요.


 가는 길은 다 다르지만 결국 목적지는 비슷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걸어가는 흔적을 남겨볼까 해요. 그 흔적을 보고 누군가는 자신의 길을 가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편지는 당사자에게 닿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다만 누군가에게는 닿겠죠. 편지가 그 사람에게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된다면, 원래 편지를 받을 당사자도 분명 기뻐할 거예요. 


 편지에는 당사자를 자세히 적지 않을 거예요. 그에게 보내는 편지가 될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도 필요한 편지일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 조심스레 적어나가겠습니다. 인생의 정답은 되지 않더라도, 이정표는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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