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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관에 사는 남자 Sep 24. 2016

가장 중요한 사람은 내 곁에 있는 사람이다

고민우체통에 도착한 12번째 편지

우리는 직장생활을 시작하며 학교를 다닐 때와는 다른 새로운 인간관계를 경험하게 됩니다. 친구도 아니고 선후배도 아닌 관계, 그렇다고 상사가 무조건 멘토가 될 수 있는 관계인 것도 아니죠. 어찌 보면 이만큼 애매한 관계는 또 없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고민을 보내주신 분께서는 인간관계연애라는 두 가지의 고민을 동시에 하고 계셨습니다. 고민 편지를 읽으면서 저 역시 답답함을 느꼈는데요. 어떤 고민을 보내주셨을까요?


* 본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내용을 약간 변경·축약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직장에 다니고 있는 20대 후반의 여자입니다.

 지금의 직장에 입사하고 얼마 되지 않아 팀이 통합되면서 저는 다른 팀으로 발령이 나게 됐습니다. 팀을 옮기고 모르는 분들과 일하는 데 적응하기에는 어려움이 좀 있었어요. 다행히도 새로운 팀에서 절 잘 챙겨주시는 언니가 있었어요. (앞으로는 A언니라고 하겠습니다)

 힘들어하는 저를 챙겨주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기도 하셨어요. 그중에는 A언니의 사내연애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어요.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야기를 해주셨죠. 다만 좋게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에 조금의 포장도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업무적으로 잘 맞았기 때문에 같이 일하는데 별다른 문제는 없었죠.

 새로운 팀에 적응해 갈 때쯤 전 7년째 만나고 있던 남자친구와 이별을 하게 됐습니다. A언니는 제게 좋은 사람을 소개시켜주겠다며 항상 힘이 돼 줬어요.. 

 그러다 전 또 한 번의 인사발령이 있었어요. 또다시 팀을 옮기게 되었죠. 그 사이 공백 기간 동안 다른 팀에 지원을 가게 됐어요. 그런데 하필 그 팀에는 A언니와 사귀었던 전 남자친구분이 계셨어요.(B님이라고 하겠습니다)

 A언니의 전 남자친구라고 B님을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진 않았어요. 그 팀에 있는 동안 정말 잘해주셨거든요. 다만, B님께서는 제가 남자친구와 헤어진 걸 알고는 저한테 조금씩 관심을 표하시기 시작했어요. 저도 B님을 괜찮게 생각했지만, A언니가 조금 걸렸죠.

 B님의 따듯한 애정과 관심 덕분에 결국 함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물론 한동안 비밀로 사내연애를 했어요.

 그러던 중 A언니는 결국 만나고 계시던 분과 결혼을 하게 되었어요. 제가 연애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제가 B님과 연애를 한다는 것도 언니가 알게 됐습니다. 언니에게는 미안하다는 말을 했고, 저 역시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했습니다. 언니가 제게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이해한다고 했죠. 그때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A언니는 제 남자친구가 된 B님께 저의 욕을 하고, 회사 사람들에게도 제 욕을 하고, 사내 게시판이며 SNS에서도 제 욕을 하기 시작했어요.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식으로 저를 욕하니 이제는 더 이상 언니를 좋게 볼 수가 없습니다. 벌써 반년 동안 이런 행동을 반복하고 있네요.

 이미 결혼도 한 언니가 제게 왜 이러는 걸까요? A언니가 B님을 만났던 때도 수년 전이었는데 왜 지금 와서 이러는 걸까요? 

 제가 잘한 선택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욕을 많이 먹을 만큼 잘못한 선택이었을까요? 저만 욕을 먹으면 그냥 참으면 될 텐데, 제 화가 지금 남자친구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물론 화라기보다는 서운함에 가까운 감정이겠죠. 저도 점점 지쳐가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커플이 남들은 겪지 않아도 되는 이런 일들을 겪으며 잘 만나 사랑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 앞으로도 남자친구와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걱정이 앞서네요.

 과연 제 선택은 잘못된 선택이었을까요?


 제가 고민상담을 하면서 가장 어려워하는 고민이 바로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인데요. 많은 사람이 엮여있을수록 해결하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죠.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긴다면 나만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같이 노력을 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텐데요. 남의 마음까지 내가 조종할 수는 없기에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짝이었던
사람을 만나는 일


 우리는 여러 번의 연애를 거치며 자신에게 어울리는 짝을 찾아간다. 단 한 번의 연애로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를 찾기란 복권에 당첨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친구의 남자친구였던 사람이 내 남자친구가 되기도 하고, 내 남자친구였던 사람이 내 친구의 남자친구가 되기도 한다.


 누군가의 짝이었던 사람과 만나는 일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는 결국 누군가의 짝이었던 사람과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물론 종종 과정이 잘못돼 주변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거나 관계에서 아픔을 가지고 연애를 시작하기도 한다. 연애의 시작이 어떻든 서로 사랑하기 시작했다면 그 사랑에 집중해야 한다.


 마음이 가는 길을 머리가 막을 수는 없다. 그래서 때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사랑의 시작과는 모습이 다른 경우도 있다.



대화로 해결하자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의 해법은 역시 대화밖에 없다. 친하게 지내던 사람의 남자친구였던 사람이 내 남자친구가 됐다. 그런데 친하게 지내던 사람은 이미 결혼도 했다. 그렇다면 더 문제 될 게 있을까?


 내 험담을 하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붙잡아두고 대화를 해봐야 한다. 왜 내 험담을 하고 다니는지, 나한테 바라는 게 무엇인지 대화를 통해 들어야 한다. 상대방이 내 험담을 하고 다닌다고 나도 상대방의 험담을 하고 다닌다면 결코 좋은 관계가 될 수 없다. 물론 주위에서 그런 두 사람 모두를 바라보는 시선은 좋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물론 정중히 대화를 시도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했음에도 상대방이 응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본인이 그렇게 행동하는 진짜 이유를 결코 내놓지 않는 사람도 있다. 또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늘어놓으며 자기주장만 하면서 대화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이런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는 회복이 쉽지 않다.


 요즘은 평생 한 곳의 직장에서만 일을 하는 시대가 아니다. 언젠가는 누구든 회사를 떠나게 된다. 그것이 본인이 됐든 상대방이 됐든. 노력해도 풀리지 않는 관계는 무시하고 살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사람은
내 옆에 있는 사람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관계를 형성해나가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집중하는 일이다. 


 친한 사이인 A의 전 남자친구였던 B와 내가 연인 사이가 된다면, 나와 A 사이의 관계보다는 나와 B 사이의 관계에 집중해야 한다. 온 마음을 다해 사랑을 해도 사랑할 시간이 충분치 않을 텐데, 다른 사람과의 관계 때문에 마음을 낭비하면 안 된다.


 지금의 내 남자친구는 누군가의 '전 남자친구'가 아니라 '나의 남자친구'다. 나의 이전 사랑, 상대방의 이전 사랑 때문에 지금의 사랑에 문제가 생긴다는 건, 현재 사랑을 잘못하고 있다는 말이 아닐까 싶다. 이미 사랑을 시작한 이상 연애를 어떻게 시작했든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어떻게 사랑을 해나갈지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다.


 지금의 연애를 망친다면 그 선택이 잘못된 선택이었을 것이고, 지금의 연애를 아름답게 이뤄나간다면 그 선택은 옳은 선택이 될 것이다. 지나간 과거보다는 지금의 사랑과 앞으로의 사랑에 충실하자.






고민이 해결되지 않을 때는
언제든 '고민우체통'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 고민우체통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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