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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이 크는 나무 Dec 06. 2021

수소경제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NDC)

월급루팡 표류기 4화

수소경제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NDC)

 우리나라 정부는 지난 10월 8일,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고점 대비 40% 줄이겠다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를 발표하였다. (관련기사: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POD&mid=sec&oid=009&aid=0004862527)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는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유엔 산하 국가간협의체(IPCC)에서 주관하는 제21차 파리 당사국 총회 (COP 21, 2015년 12월)에서 채택된 것으로 2020년 만료가 되는 교토 의정서를 대체하여 2021년 1월부터 적용되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 관련 국제협약인 “파리협약”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파리 협약은 산업화 이전 대비하여 지구평균기온 상승을 2℃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키로 하고 가능한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 추구를 목표로 한다.


선진국에게만 탄소감축 의무를 부여하던 교토 의정서와는 달리, 전세계 모든 국가에게 감축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대신 국가별 온실가스감축량을 각국이 정한 자발적 감축목표(INDC)로 정하고, 2020년부터 5년마다 상향된 목표를 제출하도록 하였다. 또한 정기적인 이행 상황 및 달성경과 보고를 의무화하고, 이를 점검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종합적인 이행 점검 시스템을 도입해 2023년에 최초로 실시하는 원칙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이번 세기말까지 탄소중립(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에도 합의하였으며,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 등의 기후변화 대처를 돕는 데 매년 최소 1000억 달러(약 118조원)을 지원하기로 하였다.


이번 발표가 이슈가 되는 이유는 2020년말 우리나라가 유엔에 제출한 목표치 (26.3%)에 비해 13.7% 포인트나 높게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NDC)를 상향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 상향은 국제경쟁력 유지를 위하여 탄소중립 과제를 달성해야 할 산업계에 큰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과학계는 정부의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일 발표한 국가온실가스감축 로드맵에 포함된 다수의 기술들은 2030년까지 상용화가 어렵고 국내경제 발전에 큰 부담을 준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예를 들면 수송분야의 탄소감축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전기·수소차를 450만대 도입한다는 계획이 포함되었는데, 현재의 국내 자동차제조업의 생산 CAPA를 고려해 보았을 때 300만대가 최고 생산 수량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최소 약 150만대의 수입차량 도입이 불가피하며 이는 향후 국내 자동차 산업의 국내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소소한 논란들은 중요하지 않다. 핵심은 신재생에너지의 사용 말고는 탄소중립을 위한 확실한 대안은 없다는 점이다. 현 시점에서 수소, 태양광,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는 아직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하였다. 또한 어떤 신재생에너지의 사용이 가장 경쟁력이 있는지도 결정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앞으로의 기술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조만간 우리는 우리에게 제일 경쟁력이 있는 에너지 시스템을 결정하고 도입하여야 한다.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자동차 시장을 살펴보고자 한다. 현재 유망한 기술은 전기자동차(전기차)와 수소전기자동차(수소차) 2가지이다. 이 중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직접 이용하는 전기차는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반면에 충전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및 배터리 교체 및 이에 따른 중고차 가격 하락 문제가 있다. 전기차가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가정 및 공공시설에 전기차 충전 설비가 완비되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과 같이 고밀화되고 땅값이 비싼 지역에서는 이는 비용이 많이 드는 방식이다. 개발 차량의 에너지 효율은 높을 수 있지만, 이러한 차량을 충전하기 위한 대규모 발전시설 및 송배전 시설을 고려하면 전기 차량을 유지하는 부대비용은 천문학적이다.


또한, 향후 원가절감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배터리의 교체 방식의 전기차의 경우 중고차 가격의 하락이 불가피하다. 핵심부품인 배터리 지원금을 교부한 정부나, 배터리 교환 서비스업체에서 가지고 나면, 껍데기에 불과한 전기차량의 중고차 가격은 거의 의미 없는 수준일 것이다. 따라서 수송분야에 있어서의 전기차 경쟁력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긍정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수소차의 도입은 불가피한 발전 방향으로 보인다. 비록 개발차량의 연료 효율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향후 신재생에너지 도입 확대에 따라 풍력 피크타임 등을 활용하여 그린수소 생산이 본격화 되고 소형원전(SMR)의 도입으로 대량의 수소 생산이 가능해지면, 충전 및 유지관리에서 경쟁력이 있는 수소차량이 현재보다 훨씬 큰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수소의 가장 큰 경쟁력은 석유와 같이 액체라는 점이며액체는 저장수송공급이 쉽다. 또한 가장 큰 난제였던 안전성 문제는 탄소섬유 등을 활용하여 대부분 극복인 된 상황이다.

따라서 수소의 경쟁력은 시간이 갈수록 증대될 것이며, 이런 미래의 기술 발전 전망 속에서 정부의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발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소경제의 조속한 성립을 전제로 하지 않고는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된다. 

수소경제의 아이디어는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 워튼스쿨 교수인 제레미 레프킨의 저서 “수소경제(2002)”를 통해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수소는 전 우주 구성 물질의 75%를 차지하는 물질로서 지구상에서는 기본적으로 물을 전기분해 하거나, 천연가스 등에 고온 수증기를 가하는 방법 등으로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수소 추출과정에서 과도한 화석에너지가 사용됨으로 이러한 수소는 ‘그레이수소’ 라고 부르고 사용을 지양하고 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인 풍력이나 태양광발전 등을 이용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경우 이는 ‘그린수소’라고 부르고 있으며, 이러한 ‘그린수소’를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하고 있다.

현재 신재생에너지의 발전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단가도 계속 낮아지고 있는 추세를 고려하면, 수소경제 관련 기술의 상용화가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술적인 단계를 고려하면, 수소경제 시스템의 도입 말고는 정부의 감축 목표 달성은 매우 어렵다. 정부는 현시점에서는 여러 가지 탄소중립관련 기술들을 이용하여 감축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나, 해당 발표에 있어서 중요한 기술이며, 성숙도가 매우 높은 이산화탄소포집 및 활용기술(CCUS)을 이용하여 탄소 1000만톤을 감축하겠다는 정부의 계획마저도 달성 여부가 매우 불투명하다. 기술 자체의 성숙도는 올라왔지만, 상용성을 확보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개발된 CCUS 기술은 대규모 배출원인 화력발전소를 기준으로 개발된 것이며, 이러한 CCUS 기술 적용을 위해서는 화력 발전소의 개별 발전기 후단부에 추가적인 공간확보가 가능해야 하나 모든 발전소가 이를 적용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기존 발전소의 출력 저하를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적용되는 상황에서는 이 기술의 상용성 확보는 매우 어렵다. 향후 개선해야 할 기술적 난제들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해당 발표에 포함된 암모니아 발전, 양수 발전 등은 아직 개발 중이거나 건설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기술들이다. 그리고 CCUS 기술처럼 기술적 성숙도가 올라가도, 경제성 확보라는 관점에서는 더욱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즉, 새로운 저탄소 에너지원을 확보하지 않는 이상 CCUS 기술 등은 탄소저감에 있어 큰 도움을 주기는 어렵다. 그래서 요즘 소형원전(SMR) 기술이 다시 부각되고 있는 것이며, 그러한 차세대 발전기술을 이용하여 값싼 수소가 대량으로 시장에 공급 되는 순간이 바로 수소경제가 시작되는 시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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