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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이 크는 나무 Dec 02. 2021

탄소중립과 SMR(소형모듈원전)

월급루팡 표류기 3화

탄소중립(Carbon neutral)과 SMR(Small Modular Reactor)


지난 5월 21일 한미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양국이 원전 사업에 공동참여하고, 해외원전시장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을 언론에서는 한미 양국이 ‘원전동맹’을 통하여 ‘탄소중립’을 이룰 미래 에너지원으로 SMR(Small Modular Reactor_소형모듈원전)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라며 그 취지를 성명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원자력 발전을 이야기하면서 탄소중립(Carbon neutral)이라는 기후변화대응 기술관련 용어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탄소중립이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이는 2010년 후반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한 개념으로 현재 각종 정책보고서와 광고에서 주로 등장하고 있다.


기존의 개념으로는 원자력 발전과 기후변화대응 기술의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약 10년 전쯤에 셰일가스혁명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그 최종 결과물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기후변화 협약 탈퇴”라고 한다면, 앞으로 10년 뒤의 성과물은 아마도 SMR과 관련된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올 가을 국제 및 에너지 관련 세계 주요 동향중의 하나는 천연가스 가격의 급등이다. 이는 풍력을 기반으로 하는 유럽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해 지역의 바람의 세기가 약해지고, 이로 인한 전력생산량의 감소분을 천연가스 발전소들이 부담해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과 호주 간의 갈등으로 인한 석탄가격의 상승 또한 주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진정한 원인은 신재생에너지가 충분히 경쟁력을 획득하였다고 보고 있는 바로 이 시점에서도 신재생에너지의 공급불안정성은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날이 좀 흐려도 풍력과 태양광 발전은 영향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 작은 영향으로 발전량이 5%만 줄어도 발전 시스템에는 큰 부하가 일어난다. 그래서 기저발전을 위한 전통적인 개념의 발전 시설들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을 올해 각국 정부들은 깨닫고 있다. 아무리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경쟁력을 가져도 기존의 석탄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면 우리는 신재생에너지와 파트너를 이룰 발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여기서 천연가스발전소나 석유발전소는 제외해야 한다. 왜냐하면 석탄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에 비해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요즘 기후변화대응을 위해 ‘탄소중립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각국 정부의 입장에서 이산화탄소를 과다하게 배출하는 석탄발전소는 대안이   없다. 그렇다고 하면 정답은 필연적으로 원자력발전소가  수밖에 없다.


하지만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전 세계적인 반핵물결을 생각하면 이 또한 쉽지 않은 선택이다. 이러한 와중에 전 세계 매스컴을 통하여 선전되고 있는 개념이 바로 SMR(Small Modular Reactor)이다. 소형모듈원전은 전기출력 100∼300Mw급의 원전을 말한다. (참고. 석탄 화력발전의 표준 출력 500Mw, 기존 대형원전 1000∼1400Mw) 소형모듈원전은 기존 원자력발전소와 대비하여 경량화가 가능하다. 비록 출력은 줄어들지만 대신에 안전성이 높고, 건설기간이 짧아 자금회수가 빠르다. 더군다나 SMR 발전소의 고온의 수증기를 이용한 수전해가 가능해 수소생산이 가능하다.


수전해란 물에 전기를 걸어 수소와 산소를 분리해내는 과정을 말한다. 수소경제가 탄생하려면 탄소중립을 위해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수소를 얻어내야 하는데, 기저전력을 담당하는 원자력발전소가 발전을 위해 쓰고 남은 고온의 수증기를 이용해 수소를 얻어낸다고 하면 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는 것이다. 이러한 장점이 부각됨에 따라, 탄소중립정책을 추진하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SMR을 대체 발전수단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테라파워라는 SMR 관련 회사를 설립해 차세대 소형 원자로 개발에 뛰어든 것이다. (관련기사: https://biz.chosun.com/industry/company/2021/06/05/ERWCTKELTBGI3IZADCXLK45MFM/)


또한 한국원자력 연구소도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하여 중소형 원자로 SMART를 개발하였다. 이러한 한국의 기술력이 바탕이 되었기에 앞서 이야기한 ‘한미 원전동맹’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다. SMR 관련 선도 기업 중에 하나인 미국의 뉴스케일파워가 개발한 SMR은 이미 작년 8월에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 인증을 획득했으며, 유럽에서는 올해 안에 녹색산업분류체계(그린 택소노미)에 원자력 발전을 포함할지 결정한다. 이 의미는 내년쯤이면 SMR은 친환경적인 발전 형태로 분류되고, 상업적인 판매가 가능한 상태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원자력 발전의 치명적인 문제인 ‘안전’과 관련해서는 SMR의 원천 기술자체에서 많은 개선점이 있다. 뉴스케일社의 기술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해당 회사의 원자로의 경우 별도의 냉각시스템이 필요 없다. 이는 쉽게 이야기하자면 후쿠시만 원전사고와 같은 원자로 냉각시스템에서 비롯되는 치명적인 핵 위험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는 탄소중립이라는 개념이 석탄화력 발전을 끝내고 SMR 시대를 이끌게 된다는 것이다.


석기시대가 돌이 없어서 끝난 것이 아니듯이 석탄 화력발전 시대도 석탄이 없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탄소중립이라는 정책목표를 위해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도 사라지는 것이다.


http://naver.me/GuoM8p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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