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성장일기

50일 되다

by 이은 Lien

아기 탄생 50일을 기념하듯

브런치 작가된 50일을 자축해 보기로 했다.


나의 처음은 이랬다.


"이젠 여러분 차례입니다."


시민대학 글쓰기 강의를 듣던 중 교수님께서 강의 끝에 늘 하셨던 말씀이다. 그땐 브런치스토리가 뭔지도 몰랐는데 어디서 나온 용기였는지 모르겠다.


처음엔

'브런치가 뭘까?' 하는 궁금함이었다.

'블로그처럼 아무나 글을 쓸 수 없구나.'

'브런치 작가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과연 내가 될까?'

여러 가지 생각들이 스쳤다.


그 당시 아이들이 진로를 고민하며 이야기 나눌 때라 엄마도 꿈을 꾸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과 아이들에게 집착하는 마음에서 벗어나 나에게 좀 더 집중하고 싶은 마음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엄마도 이렇게 도전하며 살고 있어.' 큰소리쳐 놓았는데 정말 다행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브런치 작가로서의 시간들이 쌓여 오늘로 50일이 되었다.


브런치 스토리에 글 쓰는 일은

내게 몇 가지 변화를 안겨주었다.


첫 번째는 매일 다니는 길목에서 마주하는 것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느리게 걸으며 살핀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걷는다. 주변의 모든 것들은 내 글의 글감이 되고 마음의 여유로움이 찾아온다.


두 번째는 사진을 많이 찍는다. 산책길에도 한 컷, 맛있는 음식이 나오면 한 컷, 매일 보는 학교 앞 나무도 한 컷, 내게 주어진 것들을 기념하고 소중히 대하는 마음을 배우고 있다.


"이은 작가님! 또 사진 찍으세요!"

"이번엔 브런치에 어떤 글 쓰시나요?"


사진 찍느라 걸음이 느려진 나의 변화를 가족들은 웃으며 반갑게 맞아준다.


세 번째는 핸드폰 사용 시간이 많아졌다. 틈만 나면 읽고 쓴다. 그러고는 소리친다.


"엄마 지금 딴 거 하는 거 아냐. 떠오른 생각 글 쓰는 중이야! 봐봐!"

"잘 쓰려면 많이 읽어야 해. 다른 작가님들 글 읽어보는 중이야!"


소고기가 육포가 되었던 날,

깨우는 걸 깜빡 잊어 작은지각한,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 사이 균형 잡는 법을 브런치에서도 연습하고 있다.


브런치는 내게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로움을 주었고 감사의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아는 마음을 선물해 주었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주고 있다. 깊이 있게 나를 바라보는 중이다.


매일 글을 쓰지는 못해도

예전보다 글 쓰는 일에 깨어있다.

매주 몇 편의 글을 쓰고 올리지는 못해도

긴 호흡으로 긴 글을 쓰지는 못해도

형식에 갖춰진 글을 쓰지는 못해도

진솔하게 내 속도에 맞춰 쓰고 있다.

조금씩 성장하는 내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