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믿음이 나를 세상으로 이끈다.
<언제나>
아무도 모르는 새벽
꺼질 듯 흔들리던 나를
비추는 불빛 하나
길을 잃을 때마다
말보다 먼저
온기로 나를 안아주는 당신
세상이 나를 밀어내도
아무 말 없이 곁에 앉아
눈빛으로 내 상처 덮어주던 당신
당신 하나로 내 세상은 따뜻합니다.
by 이은
가장 최근에 본 영화가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을 만큼 내 삶에는 조금의 여유도 없었던 것 같다. 연휴도 길고 양가 방문 외에는 다른 계획이 없던 터라 '긴 연휴를 영화와 함께-영화 몰아보기!'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어떤 영화를 볼까?' 생각만으로도 연휴 시작 전부터 설레었다.
먼저 아들이 추천한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와 <위대한 쇼맨>을 목록에 넣고, 듣고 싶은 음악이 담긴 영화 <오페라의 유령>과 <맘마미아>, <영웅> 정도로 목록을 추려보았다. 목록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 본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속에는 기억을 잃어가는 마오리 곁을 한결같이 지키는 가족과 친구 이즈미가 등장한다. 마오리는 자신이 점점 사라져 가는 두려움 속에서도 그들의 사랑과 믿음으로 삶을 향한 의지를 놓지 않는다.
<오페라의 유령> 속 팬텀은 흉측한 얼굴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버려졌다. 세상이 그를 유령이라고 부르며 괴물이라고 할 때, 그를 인간으로 기억해 주고 그의 음악을 이해해 주며 믿어주는 크리스틴의 존재는 팬텀의 지하 세계에 빛이 된다.
<위대한 쇼맨>의 바넘은 세상의 편견에 맞서 싸우고 세상이 서커스단을 비웃었을 때 그들의 다름을 인정하며 세상을 향해 당당히 노래할 수 있도록 이끈다. 극장 화재로 바넘이 무너졌을 때 그를 향한 가족과 서커스단의 믿음은 그의 삶의 중심을 되찾게 한 힘이 되었다.
세 영화의 이야기는 다르지만 누군가 나를 믿어주는 단 한 사람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세상을 견딜 수 있다는 마음은 같았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단 한 사람, 나를 믿어주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의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고 마주 봐주는 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나아갈 힘을 얻는다. 그 믿음 하나가 우리 안의 어둠을 녹이고, 무너진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
"괜찮아. 나는 너를 믿어."
"나는 언제나 네 편이야."
그 한마디가 세상의 모든 박수보다 크다. 외로움 속에서도, 상처 속에서도, 누군가가 나를 온전히 믿어준다는 확신은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 비난이 아닌 이해로, 판단이 아닌 온기로 나를 감싸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은 아름답다.
나에게는 막내 동생과 우리 아이들이 등불 같은 존재이다. 바닥으로 가라앉았을 때 하나의 얼굴이 스치며 내가 이러면 안 되지 생각하고 다시 일어서게 하는 힘, 나를 믿어주는 존재가 있다는 그 자체의 믿음은 살면서 누구에게나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나 또한 내 주변의 누군가에게 언제나 네 편이라는 믿음을 주는 등불 같은 존재로 남고 싶다.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 누군가의 하루를 버티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세상이 차갑게 느껴질 때, 내 마음이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손길이 되기를, 나의 믿음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