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누기와 더하기

나누는 삶에 대하여

by 이은 Lien



<나누기와 더하기>

마음 나누기
사랑 더하기

함께 나누기
온기 더하기

시간 나누기
추억 더하기

공감 나누기
이해 더하기

by 이은





학원 건물 엘리베이터 앞에 어느 날부터 예쁜 꽃병 하나가 놓였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길목, 바쁜 일상에 쫓겨 주위를 둘러볼 틈도 없는 그곳이 환해졌다.


"예쁘다!"

"아저씨, 매일 누가 가져다 놓는 거예요?"


지나다니는 학생들이 꽃을 보고 경비아저씨께 물었다. 얼마 전 새로 생긴 꽃집 사장님이 가져다 놓는 거란다. 처음에는 꽃잎으로 장난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계속해서 꽃이 바뀌고 한 줄의 짧은 시와 같은 제목도 바뀌니 아이들도 자연스레 감상 모드를 켰다.


며칠 전 그곳에 하트가 놓였다. 색종이로 곱게 접어 표현한 사랑의 마음. 꽃병은 어른들만큼이나 바쁘고 피로한 아이들 마음에 잠시나마 주위를 둘러볼 여유와 숨 고르는 틈을 주고 있었던 것이다.


꽃과 시간을 나누며 일상에 쫓기듯 다니는 아이들의 마음을 살펴주신 꽃집 사장님을 보며 누는 삶이란, 시간을 내어 귀 기울여주는 일이라는 것, 마음의 여유를 선물하는 일이라는 것을 배웠다.


나누는 삶이란, 마음을 열어 서로의 삶에 온기를 더하는 일이다.


둘째 아이 담임 선생님께서는 월요일 아침이면 칠판 가득 손 편지를 전하셨다. 시 구절과 책의 한 구절을 선물하시면서 아이들의 한 주를 응원하기도 하고, 위로하기도 하면서 마음을 나누셨다.


'날이 추워지니 감기 조심!'

'서로에게 용기 내어 잘할 수 있다고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 볼까요?'

'시험 준비하느라 많이 힘들죠?'


아이는 선생님께서 써 주신 편지를 하나하나 찍어서 간직하고 가끔 들여다보며 추억하기도 한다. 진심을 담아 건네는 위로의 말과 상대의 자리에서 이해하고 헤아리려는 선생님의 나누는 마음이 아이의 삶에 온기를 더한 것이다.


하지만 시간과 마음을 나누는 삶은 자기희생이 동반되는 어려운 일이다.


자신의 한계를 무시한 채 나눔을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 번아웃을 불러오고, 그 순간 나눔은 기쁨이 아니라 의무와 부담으로 변해버린다. 때문에 나누는 삶이 진정한 가치로 남기 위해서는 타인을 위한 배려와 동시에 자기 자신을 돌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내 수업 시간에도 '마음 나누기' 시간이 있다. 생각과 경험을 나누는 시간이다. 아이들은 그 시간을 좋아하고 서로 더 많이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공감하며 조금 더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내 시간을 충만하고 풍요롭게 하고 있음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의 에너지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내 에너지가 고갈되어 오히려 아이들을 멀리하거나 말을 아끼는 나를 만나기도 한다.


나눔은 자신을 지키는 힘이 있어야 흘러넘칠 수 있다. ‘내가 사라져도 괜찮다’는 무모한 희생이 아니라, '우리'라는 더 큰 울타리를 세움으로써 서로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것, 서로의 삶에 온기를 더하는 것에 나누는 삶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엘리베이터 앞에 놓인 꽃병을 보며 잠시 멈춰 그날, '나는 무엇을 나눌 수 있을까?'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랬구나.'

'그럴 수도 있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

'괜찮아. 그만큼도 잘한 일이야.'


안팎으로 아이들과 지내는 시간이 많은 나는 공감과 위로의 마음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른들만큼이나 피로한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잠시나마 따뜻한 쉼을 선물하고 싶다.


공감과 위로 부자가 되려면 내 마음에 먼저 여유가 있어야 하겠지? 그러기 위해 오늘도 나를 먼저 살피고 위로한다.


"괜찮아. 오늘도 충분히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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