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아이 셋 키우시면서 일까지 하시고 정말 대단하세요.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으세요."
'잘하고 있는 걸까?'
짐은 쌓여 집은 엉망이고
몸은 피곤하니 아이에게 화만 내고
알아서들 잘 커줬으면 하는데
하나가 정리되면
다른 하나가 걱정거리를 들고 오니
바람 잘 날 없다.
"아휴, 언니 애가 셋인데 그 정도면 깨끗해."
"가긴 가잖아요. 그 나이에 그 정도면 다행인 거예요."
"화장 요즘 애들 다해. 그 정도면 아무것도 아니야."
"애들이 다 그렇지. 크면서 달라지니까 그 정도는 걱정도 아니다."
'걱정을 사서 하고 있는 걸까?'
'내가 너무 완벽한 엄마를 꿈꾸고 있는 걸까?'
돌아보면 늘 애쓰면서 살았던 것 같다.
잘하려고 애쓰고 채우려고 애쓰고
뒤쳐짐이 싫어 성장하려 애쓰면서..
하나씩 늘어가는 역할에 맞춰 잘 해내려고 그렇게 늘 애쓰면서 살아왔던 것 같다.
가만히 있는 시간조차도
챙겨야 할 것들과 해야 할 일들 생각,
걱정과 불안으로
내 안은 늘 바빴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을
무거운 시간처럼 느끼며
내 하루는 그렇게 쉼 없이 흘러갔다.
어느 순간
내가 무얼 할 때 즐거웠는지
무엇을 좋아했는지
뭘 하며 편안한 휴식을 취했는지
나는 왜 이러고 살고 있는지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
내 삶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지...
나가도 한참 나가고 한없이 빠져들며
나 또한 아이들처럼 사춘기를 겪고 있는 요즘이다.
우연히 김수현 작가의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나에게 "괜찮아.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지내도 괜찮아." 다정하게 말을 거는 듯했다.
하루의 끝,
셀프 허그 나를 토닥인다.
"오늘도 애썼어."
"잘했어!"
"괜찮아. 오늘도 충분히 잘했어."
이곳에 글을 쓰며
나에게 너그러워지기로
나를 위로하고 아껴주기로
다짐해 본다.
by. 이은
대단한 무언가를 이루지 않았을지라도
가만히 서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힘겨웠던 순간들과
버거웠던 감정들은
이미 온 힘을 다해
삶을 지켜낸 증거다.
그래서 나는 수고했다는
그 평범한 인사가 그렇게도 좋았다.
주저앉지 않기 위해
애써온 당신에게
내가 담을 수 있는 모든 무게를 담아,
한 번쯤, 꼭,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지나온 모든 순간은
그대의 최선이자 성취다.
사느라 너무나도 애썼다.
그리고 잘 버텼다.
정말, 수고했다.
-김수현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일상을 견딘다는 것>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