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시] 그대에게 77_펜촉(글)의 날카로움에 대하여

by 김작자


그대에게 77_김경민



얼마 전,

제주로 가는 비행기의 결항으로 불편이 겪었습니다

지연이 점차 길어지더니 결국 9시 40분에,

안전으로 인한 결항소식을 접하고 난감했습니다

6시 35분 이륙이었던지라 허기까지 겹쳤습니다

하필 토요일, 시내로 나가 숙소를 급히 잡아야했고

늦은 저녁도 먹어야 했으나 항공사의 대처에 관해

괘씸한 마음이 커서 몇 자를 적기도 했었습니다

다음날 제주로 향하는 티켓은 거의가 매진이어서,

저녁이 되어야만 제주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고객이나 항공사나 취소(숙박 등)권 문제로

불편함을 겪는 와중에 추가 비용이 속속 발생하여

고운 심보로 용납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1인당 위로금 3만원이 주어졌습니다. 아직까지 통장에 입금되진 않았지만 말입니다.)


결론은,

그러한 심보로 글을 적었더니 글은 칼을 품었습니다

객관적으로

항공사나 나(승객들)의 상황을 바라본다하였지만,

나의 타당성만이 앞세워지니 공격성만 커졌습니다

다행히 한 분의 조언(전문가)으로 글을 직시할 수 있어,

다소 오해의 소지의 의문점들은 해갈하였습니다

이처럼 글은 칼을 품을 수도,

온기를 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상기합니다

물론 나의 불편한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같은 사태에 대한 도움이 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초고를 작성하고 항공사나 비행기에 무지했던 나는,

조언을 구한 감안은 참 잘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억울한 마음이 있더라도 무지에 의해 발행된 글은,

모두에게 옳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글은,

공평해야하며 공격(고발)하고자 하는 것(일)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취한 다음 작성되어야만 합니다

또한 급박한 마음보다는 시간을 가지며,

되도록 차분한 마음이 되어 여러 번 볼(퇴고) 것을,

늘 강조하지만 그만큼 글의 위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글을 써온 지 30년이 흘렀건만,

글이 누군가에게는 비수가 될 수 있음을 알건만,

작가도 사람인지라 한결같지 못함을 인정합니다

고발도 억울한 심정만으로는 해결하지 못합니다

충분히 사고한 다음 진정된 논리로 작성하여도

시간은 충분하며 시일이 지나간다고 해서,

부조리한 일이 묻히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외려 섣부른 펜의 활용은 본인과 부정한 일도,

함께 묻어버리는 해악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누군가를 저격하는 비방(심하게는 죽음으로 이끄는)의 펜보다는,

우리 모두가 공감하고 도움(위로)받을 수 있는,

펜촉(키보드)의 글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 봅니다

펜촉에서 피어 올리는 글의 가치가 모두에게,

명상의 음률과 차분한 향료로 사유의 길을 열어주길,

진심으로 작가와 글을 위하는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급히 먹는 밥도 체하듯이,

급히 쓰는 글밥에도 체증은 매한가지입니다


마지막으로 항공사에 남깁니다

더없이 쾌청했던 날 제주로 날아오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승객들의 거센 항의에도 불구하고,

침착히 응대한 승무원과 직원들은 고생하셨습니다(경황이 없었음에도 차분한 태도로 일관하려 애쓴 흔적이, 결항 확인서에 잘못 기재된 나의 ‘성’을 보며 알게 되었습니다.)

저가 항공사를 애용하는 것은 금전적인 이유도 있지만(그와 관련 보상이 없을 수도 있으나)

저가 항공사가 생겨난 취지가 곡해되지 않도록,

저가 항공사들이 나름 가지고 있을 자부심마저

같이 매장해버리지 않을 발 빠른 대처방안은

‘역시나’하는 편견을 서서히 없애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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