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76_김경민
삶은 보장되지 않은 불완전성의 연속입니다
산 정상을 위해 올라갔던 청년기를 지나면,
그제야 진정한 삶의 궤도에 놓인 것입니다
편안한 능선과 때로는 험난한 능선을 따라
결코 완주하지 못할 등산로가 삶의 여로입니다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철학적 공식과는 달리
행불행은 시공간時空間 곳곳 설치 된 천지재변天地災變입니다
우리는 저마다,
능선에 피어나는 들꽃은 아닐까 싶습니다
눈길 닿지 않는 풀숲에서 피어내기까지를,
그 긴 겨울(生) 고단하였을지라도 피어올린,
온갖 비바람에도 쉽게 꺾이지 않는 유연성과
그 누군가 꺾어버린 들꽃의 마지막도,
다시 피어내기 위한 인내의 계절들을 감내하며,
묵묵히 시간을 견뎌내는 들꽃의 의미와 운명은
시선(목적)을 기다리는 우리를 닮았습니다
김춘수 시인의 ‘꽃’처럼,
관계의 존재로, 그 의미를 알기까지 무의미했을,
누군가가 불러주고 보아주기까지,
속절없이 피고지고 기다리는 꽃과 같습니다
연약하나 누군가의 ‘꽃(존재)’으로는 강인한,
지상 최고의 인꽃(人花)이 우리인 것입니다
먼 우주에서 살펴보면,
지구만큼 아름다운 정원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꽃이기를 소망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짓밟고 꺾는 행위보다는,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며 방긋 웃는 몸짓은,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그대는 나의 꽃이고 나는 그대의 꽃이며,
꺾어(경쟁)내기 보다는 향기를 나누면 좋겠습니다
조금 더 높은 곳에 위치한 볕받이의 꽃들은,
바람과 동물(배설물)의 요행이라 부러울만하지만
여름과 겨울을 대비한다면 딱히 차등은 없습니다
또한 모든 요행이,
뜻밖의 행운만을 가져오는 것도 아닙니다
3월이 다가옵니다 누군가 보아주지 않아도
막바지 기운을 내어 한껏 피어오르길,
그리고 피워낼 것을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