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외부감사인은 필요한가?!

by 운명의 재무제표

내 인생에 외부감사인은 필요한가?



나는 오랫동안 외부감사인의 눈으로 인생을 살아왔다.

외부감사인은 회사의 재무제표가 올바른지 확인하는 사람이다.

그들은 숫자를 들여다보고 스스로 질문한다.


이 자산은 과대평가된 것은 아닌가?

이 비용은 숨겨진 것은 아닌가?..

이 회사는 정말 계속기업으로서 존속할 수 있는가?


나는 언제부터인가 내 삶에도 그런 감사인이 있다고 믿었다.

세상이라는 이름으로 감사인이 내 삶의 장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생각해던거 같다.

그래서 나는 늘 조심했다.

타인에게 어떻게 보일지 계산하고 비난받지 않을 선택을 찾았으며 흠잡힐 수 있는 삶을 만들지 않으려 매 순간을 그렇게 살았다.


내가 쓴 인생의 재무제표는 언제나 외부감사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작성된 보고서였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의 외부감사인은 도대체 누구인가?..

우리가 두려워하는 그 감사인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일까?..


회계에서 외부감사인은 분명한 목적을 가진다.

투자자와 이해관계자 서로의 안전을 위해 회사의 장부를 검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생에는 투자자도 이해관계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내 삶의 재무제표를 승인할 사람도 부결할 사람도 없다.


그런데도 마치 세상이 인생의 감사보고서를 작성할 것처럼 살아간다.

타인의 시선을 기준으로 성공과 실패를 기록하고

남들이 인정하는 숫자만을 자산으로 남기려고 애쓴다.

그러다 보면 이상한 일이 생긴다.

장부는 점점 더 정리되는 거 같은데 삶은 점점 더 숨이 막히기 시작한다.

외부감사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다 보면 삶은 일기장이 아닌 어느새 하나의 보고서가 된다.

그리고 보고서는 대체로 진실보다 좋아 보이기 위해 작성된다.



나는 그때 깨달았다.

과연 내 인생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내 인생에 필요한 것은 외부감사인이 아니라 내부감사라는 사실을.

회사의 내부감사는 외부의 평가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조직이 스스로 잘 운영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하기 위해 존재한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감사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정직하기 위한 감사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남들의 시선이라는 외부감사에 집착할수록

우리는 점점 더 타인의 기준에 맞춰 장부를 수정하게 된다.

하지만 내부감사의 질문은 훨씬 단순하다.

나는 오늘

나 스스로에게 정직하게 살았는가?

나는 오늘

마음의 장부에 거짓 숫자를 적지 않았는가?

나는 오늘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닌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삶을 살았는가?

그 질문에만 답할 수 있다면 인생의 재무제표는 이미 충분하다.


어쩌면 인생이란 외부감사인의 의견을 기다리는 보고서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정직하게 작성하는 하나의 내부 장부일지도 모른다.


오늘 당신의 인생 장부를 펼쳐본다면 혹시 존재하지도 않는 외부감사인의 눈을 두려워하며

숫자를 수정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어떤 감사 의견을 남기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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