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은 관계를 연결재무제표처럼 살아간다.
타인의 성과와 실패를..마치 자신의 장부에 합산하면서..
그러면서 흔히 인생을 연결재무제표라고 착각한다.
나라는 지배회사 아래에 부모와 배우자, 자녀, 친구...친척 이라는 자회사를 둔다. 그리고 그들의 성적표를 내 장부에 합산하기 시작한다.
나의 자녀가 명문대에 가야 내 자산이 늘어나는 것 같고,
배우자가 좋은 직업을 가져야 내 이익이 개선되는 것 같은 기분.
타인의 성취와 실패를 내 장부에 100% 반영하며
우리는 서로의 인생을 복잡하게 만들어 버린다.
이것이 바로 관계의 비극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할 때 가장 괴로운 것은 자회사의 손실이 고스란히 나의 당기순이익을 갉아먹는다는 점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흔들리면 내 세상이 무너지고, 가까운 사람의 배신에 내 인생은 흔들린다.
우리는 서로를 지배하거나 종속시키려 애쓰고 상대의 장부에 발생한 부채를 내 것처럼 짊어지고 앓는다.
하지만 나는 이제 선언한다. 성숙한 관계는 연결이 아니라 개별로 존재할 때 완성된다고.
이제 관계를 개별재무제표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개별재무제표에서 나는 오로지 나의 자산과 부채, 나의 수익과 비용에만 집중한다. 타인은 나에게 귀속된 자회사가 아니라 그 자체로 고유한 장부를 가진 독립된 법인이다.
물론 우리는 서로 거래라는 것을 한다. 사랑을 주고받고 위로하고 때로는 갈등이라는 매입 채무를 지기도 한다. 하지만 기억해야 한다. 아무리 거래할지라도 그의 장부와 나의 장부는 엄격히 분리되어 있다는 사실을.
상대가 슬픔이라는 적자를 기록한다면 내가 할 일은 내 장부를 함께 적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나의 장부를 든든한 흑자로 유지하고 그에게 필요한 자금(에너지)을 빌려줄 수 있는 우량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지지라고 볼 수 있다.
관계를 개별로 보기 시작하면 놀라롭고 신기하게 자유가 찾아온다. 자녀의 장부는 자녀의 것이다 자녀의 성취가 나의 자산이 아니듯 자녀의 방황도 나의 손상이 아니다. 타인의 시선은 외화 환산 손익일 뿐이다. 시장의 평가는 수시로 변하는 환율처럼 언제 변할 지 모른다. 신도 예측할 수 없다. 내 본질가치와는 무관한 장부상의 수치일 뿐이다. 나는 나로서 온전하다. 누구와도 연결되지 않은 유일한 단독 재무제표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계속기업(Going Concern)으로서 가치를 지닌다.
관계를 연결로 보면 의존이 생기지만, 개별로 보면 존중이 생긴다.
우리는 서로의 장부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 다만 서로의 장부가 건강하게 유지되도록 돕는 파트너일 뿐이다.
오늘 당신의 관계 장부를 펼쳐보면....
혹시 타인의 부채를 당신의 자본 항목에 억지로 끼워 넣고 있지는 않은지?..
타인의 손실 때문에 당신의 인생을 적자라고 결산하고 있지는 않은지?....
이제 연결의 스위치를 모두 끄고 오로지 나만의 개별재무제표를 정직하게 써 내려가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