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교사들과 첫 시간을 보낸 후 받는 첫 글이 그들의 학창 시절 선생님과 수업에 대한 글입니다.
중등 예비교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등 예비교사들이 초중고 시절에 ‘그 선생님’을 만나, 교사의 길을 선택했다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 숫자는 수시 비율이 높을수록 더 늘어납니다.
대체로 오래 동안 교사의 꿈을 키워 온 예비교사들 중 많은 수가, 더할 나위 없이 다 갖추고도, 여전히 자신이 그 선생님처럼 좋은 교사가 될 수 있을지를 걱정합니다.
이런 ‘선생님 복’을 받은 예비교사들의 글을 읽고 있으면 참 부럽습니다. 예비교사가 만난 그 선생님이, 어떤 경험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진한 감동으로, 예비교사의 마음에 사람책이 돼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부러움은 저만 느끼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주변인들의 강력한 권유와 점수에 맞추느라 갑자기 교원양성기관에 들어온 이들은, 오래 교사의 꿈을 꿨던 이들에게 묘한 열등감, 혹은 죄책감까지 느끼고 있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오래 동안 교사가 되고 싶었던 누군가의 자리에 자신이 대신 들어와 있는 건 아닌가 하고요. 심지어 이런 학생들 중에는 교사가 돼도 이 마음을 떨치지 못해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마음의 짐을 지고 있기도 합니다.
예비교사들의 글에 등장하는 그 선생님들은 정말 한 분 한 분이 어쩌면 그렇게 좋은 선생님이셨는지... 그 열정과 선한 의지에 탄복하며 유쾌해질 때도 있고, 눈시울이 붉어질 때도 있고, 진한 감동으로 한동안 멍해질 때도 있었습니다. 제가 뵐 수만 있다면 찾아뵙고 구십 도로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은 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으로 이 이야기는 꼭 하고 싶습니다.
선생님 복이 있는 예비교사와 그렇지 않은 예비교사의 차이가 좋은 교사가 되는 데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라고요.
한 사람의 성품, 삶의 태도, 배움에 대한 열의, 인간에 대한 존중과 애정 등은 ‘선생님 복’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자질을 갖춘 이들에게 선생님 복이 더해져 교사의 길을 선택한 경우가 더 많고요.
학창 시절 선생님 복이 없었더라도 (예비) 교사들에게는 나눠줄 복이 많습니다. 내게 맡겨진 학생들에게 선생님 복을 줄 수 있는 날들을 매일 살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