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생은 앤디처럼 Nov 29. 2021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내 모습은 뭘까요?

Love Yourself

그럴 때 없으세요? 내가 정말 괜찮아 보일 때요. 남자들은 샤워 후, 거울을 보며 "음~ 이 정도면 괜찮아~"라며 자기애가 넘치는 순간들이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도 그럴 때가 있습니다. 매일 그런 것 같습니다. 새로 한 머리 모양이 멋질 수도 있고, 새롭게 산 옷이 너무 예쁘게 잘 어울려서 멋져 보일 때도 있습니다. 힘든 도전을 하고 성공했을 때도 생각합니다. 또는 실패했지만 멋있게 실패했을 때, 또는 누군가를 도와주는 내 모습에 스스로 생각합니다. 

난 좀 멋진 놈인데!




학원의 원장을 맡고 있는 저는 모든 선생님이 퇴근하고 비상등만 켜져 있는 텅 빈 학원에서 마지막에 혼자 남았을 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차례대로 모든 강의실을 확인하고, 밀린 일을 처리하고,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닫히는 문 사이로 깜깜한 강의실을 보며 퇴근할 때 생각합니다. 그렇게 지하주차장에 남겨진 차가 제 차밖에 없을 때, 운전하고 주차장을 빠져나오면서 생각합니다. 

 아~ 난 역시 책임감 강한 멋진 원장이야~ 



저는 인정받을 때, 스스로 좀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졸업시켰던 녀석들이 용돈을 아껴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벤티를 사들고 찾아올 때, 스스로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전 피곤해서 카페인이 다량으로 필요해서 마셨었는데, 제자들은 제가 가장 좋아했던 커피라고 생각하고 사 온답니다. 그리고 한참 제게 수다 같은 잔소리를 듣고 가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도 샘한테 오면 늘 이런 이야기 들어서 좋아요" 


그러면 기분이 쓱 좋아집니다. 학원에서 일하지만 그래도 이 녀석들에게는 찾아올만한 '선생님'이 되었다는 생각에 보람도 있습니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칭찬 들을 때면 뭔가 으쓱으쓱 합니다. 기분도 좋고, 보람도 있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도 생깁니다. 그래서 전 가끔 있는 전국 강연이 끝나거나, 유튜브로 라이브 강의를 하고 나면 누가 후기라도 써 주셨을까 하고, 강연후기도 찾아봅니다. 또 연예인도 아닌데 혹시 내 이름으로 강연후기를 남기셨을까 하고 검색해보기도 합니다. 그렇게 후기를 발견하면 몇 번씩 읽어보며 혼자 웃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분들 후기가 궁금해서 후기마다 댓글도 열심히 달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사람이라서 후기를 길게 써주신 분에게 저도 길게 댓글을 달아드렸었습니다. 참 유치하죠. 그래도 그렇게 인정받으면, 세상에 내가 필요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여러분 그럴 때 없으세요? 우리 솔직해져 봅시다. 아니 아직 그런 생각을 안 한다면, 꼭 해보세요. 스스로 멋있는 순간을 찾아보세요. 큰 것일 수도, 작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무엇이든 생각해보세요. 중요한 포인트! 여러분이 떠올린 멋진 순간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도 공감하며 기분 좋을 수 있다면 충분합니다.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늘 아이들에게 피드백을 줘야 합니다. 상처 받지 않게 잘 말해주는 스킬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정작, 열심히 일하는 자기 자신에게 피드백을 아낍니다. 그러지 마세요. 스스로에게 피드백을 듬뿍 해주세요. 스스로가 멋져 보이지 않으면, 어느 순간 너무 지쳐서, 아이들에게도 감정 없는 피드백을 해주게 됩니다. 상태가 더 악화되면 아이들의 작은 행동이 신경이 거슬리고 짜증 나게 됩니다. 지금 그런 기분이 조금이라도 든다면? 스스로에게 칭찬해주세요. 또는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말해보세요. 선생님이 너희의 칭찬이 필요하다고 말해보세요. 그래야 선생님도 더 힘이 나서 너희들을 사랑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낯간지러운 것 같아도 꼭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을 가르치고 피드백을 하는 여러분이라면, 스스로에게도 꼭 피드백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내 모습 하나쯤은 발견해보세요. 그리고 칭찬해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선생님이 완벽할 수는 없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