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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의 소비 중계석 Dec 20. 2023

기대하지 않으면 돼.

기대를 가장한 두려움

무엇이 되었든, 누가 되었든 ‘기대’라는 걸 하지 않으면 뭐든 할 수 있다. 물론 나 자신에게 하는 기대는 제외하고 말이다.      


다양한 인터넷 플랫폼에 글이든 그림이든, 파일이든 업로드할 때는 나만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같이 업로드된다. 오랜 훈련으로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바라는 마음과 함께 두려움도 같이 올라간다.     


‘내가 쓴 글을 누가 읽어 줄까?’

‘내 글을 보고 누가 뭐라고 하면 어떻게 해?’     


그나마 도전의식과 함께 두려움을 담아서라도 업로드된 실행은 최소한의 결과물이라도 만들어 낸다. 하지만 한 줄 문장을 끄적이기도 전에 두려움이 앞서면 시작도 못 하고, 과정이 없으니 개선할 수도 없고, 씨앗이 될 수 있는 최소한의 결과물도 만들지 못한다.      


내가 처음 인터넷 플랫폼에 글이라는 걸 올렸을 때는 사진 한 장에 한 줄의 문장이었다. 뭔가 재미를 느끼기는 했지만 한계점에 도달했을 때 방문자 그래프는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 그 이상을 바랐다면 필요한 것을 공부하고 실행했어야 했다. 하지만 학습과 실행 없이 성장하는 타인들을 보며 내 것을 보고 비교하며 좌절하고 멈췄다. 그러기를 여러 번.     


매번 다시 시작할 때는 ‘이번에는!’이라는 다짐으로 글을 시작하지만 채 100일이 지나기도 전에 어두운 그림자가 슬며시 드리워진다. ‘이번에도...’라는 좌절감과 함께.     


가장 최근에 다시 온라인 활동을 시작하면서는 마음가짐이 이전과는 달랐다. 모르는 것은 배우고 하지 않은 것은 실행하며 나의 성장 과정을 관찰자의 눈으로 지켜보기로 하고 시작했다. 타인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분석의 시각으로 나보다 나은 게 무엇인지를 살펴봤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타인에게 바라는 기대를 버렸다.      

내가 한 것에 대한 성과는 바랬지만 타인이 나에게 어떤 액션을 해 주기를 바라지 않았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현재의 내 수준에 맞게 시작하고 필요한 것을 습득하며 지금보다 더 나은 것을 바라는 그 높이에 닫기 위해 필요한 것을 실행했다.      


그 결과 잘 썼든 못 썼든 많은 글을 썼다. 

내 글에 대한 성과 또한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성장을 위해 관찰하는 동안 남들이 ‘카더라’라고 이야기하는 것들을 온전한 나의 경험으로 쌓을 수 있었다. 


기대감을 버리니 두려움이 덜어졌다.

비교하는 생각을 바꿔 관찰하니 배울 것이 생겼다.

배운 것을 실행하니 나만의 경험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가장 큰 변화는 내 생각과 경험을 내 수준에 맞춰 계속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전문가는 전문가의 수준이 있는 것이고 나는 나의 수준이 있는 것이다. 

나는 내 위치에서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내가 가려고 하는 방향으로 걸으며, 내게 필요한 것을 갖춰가면 되는 것이다.      


목적 없이 막연한 기대감으로 억지로 그들에게 맞춰 쓰는 게 아니라 나의 목표에 맞게, 내 성장에 필요한 것을 배우고, 반영하며, 해야 할 것을 충실히 실행해 간다면 원하는 만큼 얻을 수 있다.      


하지도 않고 질에 겁먹지 말자.

뭐든 시작하고, 해 보고 그다음에 고쳐가면 된다.

제발 걱정은 1일 방문자 1만 명 이상 되거든 하자. 그때 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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