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스타일 사업기획/사업관리' 이야기
지표가 우상향 하거나 목표에 맞더라도, 세부적으로 괜찮은지 뜯어봐야 합니다. '이게 맞을까'의심하는 태도로요. 목표시간이 30분이고, 평균값이 30분이 나왔다면 그걸로 충분할까요? 지역별로 자세히 뜯어보면 다른 데이터가 나옵니다. 15분 걸리는 곳이 있고, 50분이 걸리는 곳도 있어요. '평균'에는 항상 함정이 있습니다. 어떤 지표든 세분화해 뜯어보면 파레토 법칙이 통용되는데 지표를 개선하고 이탈을 막기 위해서 그걸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고객들은 하위 20%를 경험할 때 서비스에서 이탈합니다. 제가 집중하는 건, 그 하위 20%를 개선하는 거예요.
사람들은 사업기획이라 하면 보고서를 읽고, 숫자를 보며 PPT를 만드는 줄 아는데, 숫자만 보는 일은 아닙니다. 사업운영을 바닥까지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에요. 저는 '안살림' 챙기는 일이라고 표현하는데, 사업을 모니터링하면서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가야 할 방향을 짚어줍니다. 손이 부족할 때는 같이 배를 타고 노를 젓기도 하고요.
손익을 맞추면서 매출을 높이는 게 제 일입니다. 그럼 어디까지 손익에 포함될까요? 상품 원가는 말할 것도 없고 물류비, 물류센터, 전기세, 마케팅비, 인건비, 심지어는 상품의 폐기 용기도 포함됩니다. 그렇게 차 떼고 포 떼서, 숫자를 맞춰야 합니다. 그걸 제대로 하려면, 운영을 잘 알아야 하고요.
사업 기획에서 성과를 내는데 가장 중요한 건 문제 해결 능력이라 생각합니다. 문제 해결 능력이 좋은 분들은 3가지 역량이 뛰어났습니다. 바로 ①구조화 역량 ②성실함 ③집요함입니다.
첫 번째로 구조화라는 건 어디가 문제고, 그 원인은 무엇인지 잘 살펴보는 겁니다. 관련성이 있는 문제와 없는 문제를 나눠보고, 해결 방안을 찾는 거예요. 예를 들어 예상보다 배달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라이더의 숫자, 식당의 수, 주문이 몰리는 수준, 도로 상황 등 다양한 변숫값을 고민해봐야 합니다.
두 번째로 그 모든 데이터를 뜯어보기 위해 필요한 건 성실함입니다. 제대로 살펴보지 않으면, 쉽게 결론짓고 일반화를 하려고 하거든요. 저는 매일 아침 전날 지표를 확인하는데 이따금 예상과 차이가 크게 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타율이 높은 순서대로 확인해요. 특별히 잘 팔리는 상품이 있는지, 푸쉬가 나갔는지, 배너 위치가 좋았는지 등이요.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고 살필 때, 창출하는 꾸준함의 가치가 분명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끝까지 파보는 집요함입니다. 업무 프로세스나 개발 로직도 빈 공간이 있습니다. 그걸 어떻게든 찾아서 해결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관련 문서 다 뒤져보고, 아웃바운드 콜을 돌려서 찾아가기도 하고 될 때까지 방법을 찾는 겁니다.
첫 직장이 삼성그룹이었습니다. 너무 뿌듯해서 출근길에 집에서부터 사원증 메고 갈 정도로 좋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명함에서 회사 이름이 없어지고, 내 이름 세 글자만 남을 때, 뭘 할 수 있을까? 이 연봉을 받을 수 있을까?' 그래서 퇴사하고 스타트업 면접을 보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퇴사 후 혹독한 현실을 마주했습니다. 면접 보러 가면 "뭘 할 수 있으세요?"라고 묻는데, 스타트업에 지원하는데 대기업 경영관리 이력이 무슨 필요가 있겠어요. 다시 대기업에 들어갈까 고민했지만 그럴 거면 왜 나왔지 싶더라고요. 그때 직원이 20명인 핀테크 스타트업에서 들어갔습니다. 엄청난 업무 강도로 일했고, 퇴사할 때는 직원이 120명이 될 정도로 회사가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그 경험을 해보니 회사와 서비스가 성장하는 속도를 개인이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는 걸 느꼈어요.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기도 했습니다.
예전에는 단순하게 '내 상사가 어떤 고민을 할까' 생각했는데, 이젠 더 위를 봅니다. 사실 진짜 상사는 팀장 위의 실장, 본부장, 더 나아가 대표잖아요. 결국 그들의 고민을 쫓아가야 하거든요. 미리 생각해 보는 겁니다. 지금 시장 상황에서 대표는 어떤 고민을 할까. 내가 담당하는 서비스는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그러다 보니 남들보다 집요하게 숫자를 뜯어보게 된 것 같습니다.
지금은 회사 전체의 방향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조직이 잘되기 위해 우선순위가 뭘까?' 생각해요. 각 파트에서는 모두 본인의 업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부분 최적화의 결과가 곧 전체 최적화로 연결되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 경우 회사를 위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경영진과 함께 고민하는 게 제 일입니다.
아티클에서도 언급했듯 어떤 지표에서든 '파레토의 법칙', 즉 8대 2의 법칙이 통용됩니다. 전체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난다는 겁니다. 김범수 사업기획자는 문제해결을 할 때 고객이 겪는 하위 20%에 집중했습니다. 문제해결을 할 땐 사소한 곳까지 집중해야 하기에 하위 20%에 집중하게 되지만 반대로 성장을 할 땐 안 되는 20%가 아닌, 상위 20%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개인 성장 안에서는 더더욱 하위 20%에 집중하는 즉, 단점개선에만 집중을 하게 된다면 성장이 더뎌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티클 원문 : https://www.folin.co/article/7870